《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가 올해 말 공사 설립 이래 최초로 아프리카에 주재원을 파견해 아프리카 시장정보 수집에 나선다. 또 국내 공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조직 내에 최고위험관리자(CRO)를 선임해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조계륭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임 사장(사진)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같은 신흥국이야말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유망 시장”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사장에 선임된 조 사장은 1981년 수출입은행 공채 11기로 입행해 30년 동안 수출보험 업무를 담당한 수출금융 전문가다. 1992년 한국수출보험공사(현 무역보험공사)가 수출입은행에서 분리돼 나오면서 자리를 옮긴 그는 무역보험공사 부사장을 거쳐 사장직에 올랐다. 무역보험공사에서 내부 출신 사장이 선임된 것은 4년 만이다.
조 사장은 “올해 말 무역규모 1조 달러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수출금융은 날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제품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들이 신흥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이를 지원하는 무역보험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있는데 시장을 뚫을 돈이나 정보가 없어 내수 기업에 머무르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은 사업하기가(자금 굴리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대기업 독식이 심하다”며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지역은 사업 리스크가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활동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를 위해 공사 차원에서 위험한 나라들의 신용을 조사하고 현지 은행과 계약해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물건만 잘 만들어 수출하면 제대로 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인프라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조 사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났다. 아프리카 경제사절 대표단 멤버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9일까지 현지 시장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조 사장은 “남아공에 도착하면 현지 수출신용기관인 ECIC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것”이라며 “이곳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의 신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시장 분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연말에는 요하네스버그에 주재원도 파견해 직접 현지 정보 수집에 나설 계획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무역보험공사가 중소 조선사에 무역보험을 제공해 8877억 원의 기금 손실을 본 것과 관련해서 “8월 중순까지 조직 내 임원 중 한 명을 CRO로 선임하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회계법인, 로펌 등에 있는 수출금융 전문가들도 회사 내 컨설턴트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며 “현재 40명 수준인 프로젝트 심사요원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보험공사는 올해 190조 원인 무역보험 지원 규모를 2015년까지 연도별로 6조∼7조 원씩 늘려 216조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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