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의 ‘포커페이스’ 공연 영상이 모니터에서 재생되기 시작했다. 키스 코월 돌비 마케팅 수석매니저가 “자 이제 돌비 기능을 켭니다”라고 하자 입체음향으로 확 바뀌었다. 마치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돌비코리아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PCEE4’라는 새 기술을 선보였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PC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 전문 홈시어터 기기를 쓰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PC의 스피커는 전문 오디오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특히 작고 얇은 노트북은 스피커의 크기가 작아서 음질까지 신경을 쓰기가 힘들다. 돌비는 이런 시장을 노렸다. 스피커의 성능을 높이려면 제작 원가가 많이 올라가니 돌비가 소프트웨어 기술로 음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큰돈 들이지 않고 음질을 높여준다고 하니 지나친 과장이나 사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에 김재현 돌비코리아 사장은 “돌비의 기술은 음질 자체를 객관적으로 향상시킨다기보다는 사람의 귀에 들리는 소리를 양질의 음향인 양 착각하게 만드는 ‘사이코 어쿠스틱(음향심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객관적인 음질은 소프트웨어 기술로 향상시킬 수 없지만 이런 기술로 사람의 청각을 속이는 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원리다. 예컨대 음악만 듣는 오디오에서는 저음을 강하게 듣는 사람이라도 TV에서는 뉴스도 듣고 드라마도 봐야 하기 때문에 저음에 민감하지 않다. PC도 TV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재생하는데 이를 위해 돌비는 ‘지능형 이퀄라이저’라는 기능을 쓴다. 음악을 들을 땐 저음을 강조하고 뉴스를 들을 땐 사람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또 ‘오디오 최적화’란 기술을 이용해 PC 제조업체가 PC에 사용하는 스피커에 가장 적합하도록 주파수별 음량 출력을 조절해 준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값싼 스피커를 써도 그 기계의 최고 성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런 기술을 “화장법만 바꿔도 외모가 훨씬 아름답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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