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의 주역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8일 귀국한 뒤 11일 월요일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다. 임직원 500여 명의 환호 속에 모처럼 밝게 웃은 이 회장의 모습은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8시경 승용차편으로 삼성전자 사옥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타이에 갈색이 감도는 금빛 재킷을 걸쳐 평소보다 화려한 옷차림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사옥 주변에 서 있던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직원 500여 명은 “수고하셨습니다”를 외치며 박수로 이 회장을 맞았다. 평소 이 회장과 함께 출근하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미리 나와 이 회장을 맞았다.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함께했다.
이 회장은 로비에 걸린 ‘쉼 없는 열정 끝없는 도전의 결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보며 건물로 들어섰다. 젊은 남녀 직원 2명이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자 이 회장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이들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이어 이 회장은 직원 수십 명과 단체사진을 찍고 별다른 말없이 42층 집무실로 올라갔다.
이날 출근 풍경은 지난해 12월 1일 이 회장이 처음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했을 때와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당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 회장은 비교적 조용히 행사를 마치고 빠져나갔다.
반면 이날은 꽃다발 증정, 사진 촬영 등의 격식을 갖춰 제대로 ‘입성’하는 분위기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평창 올림픽 유치라는 과제를 완수했으니 앞으로는 명실상부한 삼성그룹 수장(首長)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상징적인 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출근 직후 집무실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간단한 축하행사를 한 뒤 오찬을 함께하면서 하반기 경영계획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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