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적인 웅장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의 쌍용자동차 ‘체어맨H 뉴 클래식(체어맨H)’은 오히려 부드러운 승차감이 기억에 남는 차다. 쌍용자동차의 최상위 모델인 ‘체어맨W’가 운전기사가 모는 차로 소개된 반면 체어맨H는 직접 운전을 하는 오너드라이버를 위한 차로 14년 된 체어맨 역사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체어맨H에 적용한 엔진은 직렬6기통으로 두 가지 엔진 사양이 있다. XGI2800(2.8L) 엔진은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7kg·m이며 연료소비효율은 L당 8.8km이다. XGI3200(3.2L) 엔진은 최고출력 222마력, 최대토크 31kg·m으로 연비는 L당 8.7km이다. 쌍용차는 “실제 운전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엔진 운전 영역에서 저속 상용구간으로 토크 영역을 확장해 운전에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속은 매우 부드러웠다. 차체가 큰데도 초기 가속 성능이 뒤떨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속도계는 금방 시속 100km를 가리켰다. 다만 큰 차체를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낮은 연비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체어맨H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첨단 전자식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서스펜션도 벤츠 승용차의 설계 콘셉트를 반영해 고속 주행 및 코너링 때 진동 또는 쏠림을 흡수했다. 다만 너무 부드럽다 못해 가끔은 출렁이는 느낌도 있어 단단한 서스펜션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속도가 시속 100km를 넘어가자 엔진 소음이 귀에 거슬렸다. 속도가 낮을 때는 몰랐는데, 갑자기 커진 듯했다. 승차감은 좋은데 엔진 소음은 크게 들려서 뭔가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인테리어는 오너드라이버를 위한 차답게 간편하면서도 조작이 쉽도록 돼 있었다. 조작 단추들을 운전자가 최대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상단에 배치했고 수납공간도 넉넉했다. 냉온열이 모두 가능한 통풍시트는 더운 여름철에 꽤 쓸모가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와이퍼가 두 개가 아닌 한 개라는 점이다. 안전을 위한 기능 중에서는 충돌할 때 브레이크 페달이 차체 앞쪽으로 멀어지는 ‘페달 접힘 구조’를 적용해 발목과 정강이 부위의 부상을 줄여주는 기능이 눈에 띈다.
체어맨H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3세대 체어맨H는 필요 없는 고급 사양을 다 집어넣는 대신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겼고 가격은 합리적으로 낮췄다. 500S는 3990만∼4495만 원, 600S는 4510만∼4695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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