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美고용-中물가 충격에 증시 안갯속… 여유갖고 종목별 점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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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지난 주말 중국의 물가 상승과 미국의 고용 충격이라는 두 개의 ‘나쁜 뉴스’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두 나라(G2) 가운데 하나는 지금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다른 하나는 점점 더 디플레이션(경기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산이 높고 골이 깊으면 그 반대의 상황이 가까이 왔음을 알기에 우리는 이 고비를 잘 넘기면 결국 중국의 물가도 잡히고 미국의 고용도 살아날 것으로 낙관한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추세의 변화는 과연 언제쯤 나타날까. 그리고 이 두 국가의 서로 다른 거시환경은 증시에 어떤 의미일까.

우선 중국은 이번 여름을 지나면서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 경기가 바로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자와 증시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그리고 해외로부터의 자본 유입 등에 힘입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가 문제다. 중국 물가는 지금 전년 대비 57%나 뛰어오른 돼지고기 가격으로 인해 비상이다. 아마도 추석이 있는 9월은 지나야 자연재해로 인한 가격 쇼크를 극복하고 출하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 것이 10월쯤이었기에 기저효과상 중국 물가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시점은 4분기가 유력하다.

미국은 2차 양적완화 종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다분히 긍정적인 대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이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소비자들의 화답으로 연결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지표의 신뢰도가 높은 공급관리자협회(ISM) 고용지수나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 상황을 보면 미국의 민간 고용 사정은 아직 완전히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 내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고용 비중이 큰 자동차 부문의 생산이 점차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가을쯤부터는 서서히 미국 고용지표에 좋은 소식들이 우리 귀에 들려 올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투자자들이 멀리 있는 불확실한 좋은 뉴스에 의존할 것인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신중모드’에 머물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한두 분기 이후에 나타날 막연한 상황을 무조건 낙관해서 뭔가를 저지르기에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지금 보유한 주식을 앞뒤 안 가리고 모두 내다 팔 정도로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는 상태도 아니다. 그래서 시장은 당분간 방향성을 잃은 채 오락가락할 확률이 높다. 시장 전체가 글로벌 매크로(거시상황) 함정에 빠져 위아래로 갇혀 있을 때에 생각해 볼 투자의 지혜라면 역시 ‘종목 중심의 접근’이다. 너무 성급한 주도주 공략보다는 종목별로 객관적인 가치를 차분히 점검해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번 여름은 종목별로 키를 맞추고 서열을 정리하면서 가을 이후 또 다른 환경의 개선을 기다리는 준비의 계절이 될 것 같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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