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유사들의 L당 100원 할인 종료로 휘발유값이 2000원을 넘어설 모습이고 중국발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및 식품 물가가 들썩이는 등 물가 3중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1포기의 전국 평균가격은 1790원으로 지난주보다 21.9%나 뛰었다. 상추는 100g 기준 1060원에 거래돼 지난주와 비교해 무려 67.6%나 올랐다. 같은 기간 시금치(1kg)는 40.1% 오른 5370원에, 애호박(1개)은 18.2% 상승한 1770원에 팔렸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금처럼 큰비가 계속되면 채소류는 잎이 녹아내릴 정도로 흐물거려 제대로 된 상품이 시장에 나오질 않는다. 과일 역시 당도(糖度)가 떨어지고 수확이 어려워져 공급량이 줄어든다. 정부가 고랭지·가을배추 계약재배를 평년 생산량보다 20% 늘리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당장 채소값을 떨어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년 장마기간에 비해 비가 훨씬 많이 오다 보니 채소값이 크게 뛰고 있다”며 “폭우로 산지에서 밭작물 피해가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어오는 만큼 당분간 채소값은 불가피하게 오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름값도 비상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L당 1927.03원으로 한 달 전보다 16.21원 올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L당 2000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이미 서울지역은 2012.25원으로 ‘박재완 가이드라인’을 훌쩍 뛰어넘었다. 여기에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4% 치솟으며 국내 물가에도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06%포인트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상황이 나빠지고 공공요금 인상, 대외변수 등도 물가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며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4% 이상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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