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같이 직사각형이다. 여기저기 뚫린 구멍에는 여러 개의 전선이 꽂혀 있다. 컴퓨터, 프린터 등 정보기술(IT) 기기들 얘기다. IT 기기들은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여줬지만 공간 활용 측면에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책상에 컴퓨터 본체,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를 모두 놓아본 사람은 안다.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꼬여 버린 선들은 보는 사람의 머릿속마저 흩뜨려 놓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을 없애거나 여러 기기를 하나로 통합한 공간절약형 IT 기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은 공간 활용은 물론이고 사무실 인테리어까지 바꿔준다. 》 ○ 크고 못생긴 프린터는 그만
프린터는 대표적인 ‘못생긴’ IT 기기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다른 기기들의 디자인이 진화를 거듭하며 환골탈태한 반면 프린터는 그저 종이를 토해내는 속도가 빠르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빠르고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공간을 얼마나 잡아먹든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프린터도 공간을 ‘창출’하는 기기가 됐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프린터 ‘CLP-325WK’가 대표적이다. 와이파이(Wi-Fi)가 가능한 곳에서는 무선으로 노트북, 데스크톱 등에 있는 문서나 사진을 바로 출력할 수 있다. 프린터와 이들 기기를 연결하는 선이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PC의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 프린터를 놓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도 마찬가지다.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깔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하거나 네트워크를 설정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모바일 기기의 내용을 출력할 수 있다.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 대 이상 팔린 ‘ML-1660’ 시리즈에 색깔을 입혀 블루(ML-1673), 아이보리(ML-1674), 핑크(ML-1678) 등 세 가지 색으로 새로 내놨다. 커다란 부피와 칙칙한 색상으로 책상 밑에 처박아뒀던 프린터가 책상에 올라와도 손색없게 됐다. ○ 본체와 모니터를 합쳤다, 올인원 PC
모니터와 본체를 하나로 결합한 올인원 PC도 대표적인 공간절약형 제품이다. 설치가 간편하고, 전원선 이외에 다른 선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블루투스로 연결해 쓴다면 본체 전원선 하나만 꽂으면 끝이다. 필요한 공간도 모니터 하나 놓을 정도면 충분하다.
이 형태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하는 차세대 PC 플랫폼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LG전자의 ‘V300’이 있다. 23인치 3차원(3D) 초고화질(풀HD) 발광다이오드(LED) 모니터,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 등 고성능이면서도 화면의 두께가 44.65mm에 그친다.
HP도 최근 올인원 PC ‘터치스마트 610-1000kr’를 내놓았다. 가장 큰 특징은 스크린을 최대 60도까지 눕힐 수 있다는 점이다. 수직 형태의 기존 터치 입력 방식이 오래 사용하면 어깨와 팔목에 무리가 갔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또 링크업 솔루션이라는 HP 고유의 솔루션을 이용하면 홈 네트워크상의 다른 PC와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두 대의 PC를 마치 한 대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송재원 한국HP 퍼스널시스템그룹 이사는 “PC 한 대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공간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무선 솔라 키보드
로지텍코리아의 ‘무선 솔라 키보드 K750’은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발 더 나아가 환경까지 생각했다. 내장된 솔라 패널을 통해 빛이 있는 곳이라면 실내외 어디서든 자체 충전할 수 있어 배터리나 콘센트, 충전용 케이블이 필요 없다. 선이 없는 데다 다른 무선 키보드처럼 건전지를 쓰는 게 아니라 햇빛이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공간과 환경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제품이다. 빛이 전혀 없는 암흑 속에서도 최대 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로지텍의 자체 무선 수신기를 사용하면 컴퓨터와 10m 떨어져도 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7.5mm의 날렵한 디자인은 깔끔한 책상을 만드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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