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필립스 크라이슬러 코리아 사장의 당찬 포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5일 03시 00분


“현대기아차와 차별화된 매력으로 승부할것”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일했고 한국인 부인을 둬 본인 말대로 “87% 정도는 한국인” 이라는 그레그 필립스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새롭게 도약하는 크라이슬러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일했고 한국인 부인을 둬 본인 말대로 “87% 정도는 한국인” 이라는 그레그 필립스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새롭게 도약하는 크라이슬러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지난달 그레그 필립스 크라이슬러 코리아 사장(56)의 선임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자동차업계는 술렁였다. 대우자동차 미국법인 동남 8개 주 영업 총괄 매니저, 한국 닛산 대표이사 사장,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을 지냈고 직업군인 출신으로 주한미군에서 대령으로 예편한 ‘한국통’인 그가 복귀 무대로 크라이슬러를 택했다는 사실에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포드, GM과 함께 미국차의 ‘빅3’인 크라이슬러는 2009년 경영 위기로 파산 보호 신청을 냈고, 이후 경영권은 피아트에 넘겼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 역시 2009년 4.45%에서 2.91%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필립스 사장은 왜 크라이슬러 코리아 수장으로 복귀한 것일까.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사실 올해 초만 해도 이직할 생각이 없었으나, 세르조 마르키온네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피아트와의 제휴를 계기로 ‘뉴 크라이슬러’로 다시 시작하고 있고, 이때 크라이슬러에 합류하는 것은 또 다른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기아자동차의 ‘K5’, ‘K7’,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등을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현대차, 기아차와 차별화된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크라이슬러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원조인 ‘지프(JEEP)’ 브랜드를 보유한 크라이슬러는 ‘랭글러’, ‘뉴컴패스’, ‘그랜드 체로키’ 등 SUV 모델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 제휴한 뒤 16개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며 “성능과 디자인이 크게 개선된 새로운 모델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638대의 차량을 판매한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최근 세단 ‘올 뉴 300C’를 선보인 데 이어 10월에는 ‘뉴 그랜드 체로키’ 디젤 모델을 들여올 계획이다. 필립스 사장은 “올해 4000∼5000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과 함께 커나가기 위해 상반기(1∼6월) 5억 달러 규모인 한국 부품 구매를 더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한편 피아트 브랜드의 국내 도입과 관련해 그는 “당초 연말에 도입할 계획을 수정해 내년 초 열리는 부산모터쇼에 맞춰 새로운 피아트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내부 운영 능력과 딜러 네트워크, 서비스 센터 등을 충분히 강화한 뒤 피아트 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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