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5년 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5일 03시 00분


中 2억2800만달러… 작년의 3.5배
美-EU도 늘어… “경제 회복 신호”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에서 회복되면서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한국 투자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는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4일 “올 상반기(1∼6월) FDI 신고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53억65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는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주요 투자국의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2억2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0%가량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던 중국이 해외시장 직접투자를 크게 늘린 결과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 중화권의 투자금액도 6억7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1% 증가했다. 지경부 측은 “중국은 리조트사업 등 부동산에 많이 투자했지만 하반기에는 자동차부품, 중소 조선소 등에 대한 투자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원지였던 미국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6%가량 늘어난 11억1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밖에 유럽연합(EU·45.6%)과 일본(43.5%)도 증가세를 보였다.

투자 유형별로는 외국인이 국내에 땅을 사 공장이나 사업장을 짓는 이른바 ‘그린필드형 투자’가 약 31% 늘었다. 반면 국내 기업 간 결합이 늘면서 인수합병(M&A) 방식의 외국인투자는 2.5% 감소했다.

이병철 지경부 정책투자관은 “하반기는 투자 현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올해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내년부터 일본의 투자금액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지경부는 ‘제2차 외국인투자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5년에는 연간 300억 달러 유치와 1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 중앙정부 중심의 협력채널을 지방정부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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