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2,100 선에서 선방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버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단 밸류에이션 매력이 가장 큰 주가 방어요인이다. 코스피 2,130 선에서 추정한 주가수익률(PER)은 10배 수준이다. 상승 국면에서 밸류에이션 확장이 일반적인데 지금은 오히려 수축을 경험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다수 투자자가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했기 때문인데, 버블이 없으면 붕괴도 없다.
주요 2개국(G2)의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시장에서 과대 포장됐다. 고유가에 제동이 걸렸고 일본의 산업생산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하반기에 미국 경제는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일부에서 기대하는 3차 양적완화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 ‘상품가격 하향 안정, 신흥국 통화절상 압력, 민간신용 사이클 회복’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중국에 대한 우려는 경착륙 리스크와 정책의 과잉조치 가능성인데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5%에 달했다는 점은 연착륙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긴축정책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한두 차례 지급준비율 인상을 예상할 수 있지만 이미 미시정책은 내수 부양으로 전환됐다. 중국 시장의 주가 반등이 이를 대변한다.
마지막으로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도 주가 방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위기 국가의 부채 탕감과 유로존 전반의 재정동맹’이라는 근본 해법을 선택하지 못하는 한 유럽의 재정위기는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론 그리스 구제금융 확정과 이탈리아로의 전염 가능성 차단이 중요한데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 대응을 통해 고비를 넘길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유럽 재정위기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한다는 점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며 주기적으로 위기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글로벌 자금은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을 선호할 것이다.
한편 단기 시장흐름은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대형주에서 중형주로의 이동이 그것이다. 내수주 강세는 ‘내수부양 기대, 원화강세 환경, 안정적 실적 모멘텀’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중형주 부각은 ‘박스권 지수 등락, 소규모 실탄’에서 기인했다. 현 장세의 대응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에서 균형과 분산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주 경제지표 가운데선 미국의 6월 주택착공 건수와 기존주택 매매를 주목해야 한다. 주택경기의 이중 침체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하반기 흐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 처리에 대한 뉴스 흐름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