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기름값 싸움에 정부가 끼어들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정유회사는 기름값을 내렸다고 주장하는데 실제 주유소 가격은 오른 최근 현상을 놓고 18일 “기름값이 이상하다”며 “가격이 높은 전국의 500개 주유소의 공급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정유사와 주요소가 기름값 공방을 벌이자 지경부가 심판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와 주유소는 석 달간 L당 100원의 할인을 이달 7일 끝내자마자 기름값이 뛰어오른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일 보통 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가격은 1919.33원이었지만 17일 1937.18원으로 17.85원 올랐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최근 한 달간 공급가격이 L당 평균 20원가량 내렸지만 주유소들이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렸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유소들은 “정유사가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공개하는 공급가가 엉터리”라며 맞서고 있다.
지경부는 최 장관의 말에 따라 이르면 다음 주부터 전국 1만여 개의 주유소 중 5%인 500개 주유소를 표본조사하면서 유사석유 단속도 함께 벌일 계획이다. 조영신 지경부 석유사업과장은 “오피넷의 공급가격과 실제 공급가격이 다르다고 당장 처벌할 근거는 없는 만큼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오피넷의 가격과 실제 공급가격이 다르더라도 정유사와 주유소 중 누구의 자료가 맞는지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1월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발언한 이후 최 장관은 “회계사 출신인 내가 정유사 이익구조를 자세히 들여보겠다”며 석유 가격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하지만 태스크포스는 “석유 가격의 비대칭성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애매한 결론을 내렸다. 최 장관의 이날 발언도 사실상 정유사와 주유소를 겨냥한 또 한 번의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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