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소비심리… PIGS만큼 낮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2분기 지수 56개국 가운데 51위

한국민의 소비심리가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나오는 유럽 국가들 국민만큼이나 지갑 여는 것을 꺼리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닐슨컴퍼니가 17일 발표한 올 2분기(4∼6월) 세계 소비자신뢰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52로 전체 조사대상 56개국 가운데 51위였다. 현재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64·45위) 스페인(60·46위) 포르투갈(42·55위) 수준이며 최하위를 기록한 그리스(41)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소비자신뢰지수가 55를 기록해 순위가 50위로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닐슨 측은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상위권인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독 한국이 비관적이라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6.1%라는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도 소비자신뢰지수는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에 대해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적색등이 켜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 세계 소비자신뢰지수도 89로 올 전분기보다 3포인트 떨어지면서 2009년 4분기(10∼12월)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78로 전 분기에 비해 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불황이 극에 달했던 2009년 하반기보다 소비심리가 더 악화된 것이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소비를 늘리겠다는 사람이 더 많고 100 아래로 떨어질수록 소비를 줄이겠다는 국민이 더 많다는 의미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