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의 소비심리가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나오는 유럽 국가들 국민만큼이나 지갑 여는 것을 꺼리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닐슨컴퍼니가 17일 발표한 올 2분기(4∼6월) 세계 소비자신뢰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52로 전체 조사대상 56개국 가운데 51위였다. 현재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64·45위) 스페인(60·46위) 포르투갈(42·55위) 수준이며 최하위를 기록한 그리스(41)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본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소비자신뢰지수가 55를 기록해 순위가 50위로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닐슨 측은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상위권인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독 한국이 비관적이라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6.1%라는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도 소비자신뢰지수는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에 대해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적색등이 켜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 세계 소비자신뢰지수도 89로 올 전분기보다 3포인트 떨어지면서 2009년 4분기(10∼12월)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78로 전 분기에 비해 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여파로 불황이 극에 달했던 2009년 하반기보다 소비심리가 더 악화된 것이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소비를 늘리겠다는 사람이 더 많고 100 아래로 떨어질수록 소비를 줄이겠다는 국민이 더 많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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