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LG 명예회장 “대학이 일류돼야 국가도 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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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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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해외연구교수 증서 수여식’ 참석
23년간 인재사랑… 600명 180억 지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오른쪽)이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연암 해외 연구교수 증서 수여식’에서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금희조 교수에게 연구비 지원증서를 주고 있다. LG그룹 제공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오른쪽)이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연암 해외 연구교수 증서 수여식’에서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금희조 교수에게 연구비 지원증서를 주고 있다. LG그룹 제공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인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는 평소 인재 육성을 수없이 강조했다. “기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곧 기업을 키우는 것이다”, “책임을 지면 사람은 최선을 다하게 돼있다. 최선을 다한다는 열의만 있으면 키워라” 등의 어록을 남겼다. 이른바 ‘인재 제일론’이다.

‘인화(人和)의 LG’라는 경영이념을 처음 만들어낸 구 창업주는 LG화학의 전신인 ‘락희화학’ 시절 장남인 구자경 현 LG그룹 명예회장에게 공장 허드렛일을 하도록 지시하는 등 현장교육을 강조했다. “바닥부터 배워야 그 방면에서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다”는 지론이었다. 구 창업주는 타계 직전인 1969년 인재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자신의 호(연암·蓮庵)를 따 ‘LG연암문화재단’을 세웠다.

구 창업주의 이런 뜻은 구자경 명예회장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구 명예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연암 해외 연구교수 증서 수여식’에 참석해 인재 육성을 재차 강조했다. 구 명예회장은 1973년 학교법인 LG연암학원을 설립한 데 이어 축산 전문학교인 천안연암대와 공업 전문학교인 연암공업대를 잇달아 세우고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1995년부터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LG가 지금까지 두 대학에 지원한 금액은 2500억 원에 이른다.

구 명예회장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있는 천안연암대 근처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전통식품 개발에 몰두한다. 난과 분재, 버섯을 키우면서 된장 청국장 등 전통식품 연구에도 열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도 매주 월요일 오전이면 LG트윈타워로 출근해 LG복지재단과 LG연암문화재단, LG연암학원 등 공익재단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이날 해외 연구교수 증서 수여식에 참석한 구 명예회장은 교수 30명에게 각각 3000만 원의 해외 연구비를 지원했다. LG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23년간 600여 명의 교수에게 총 180억 원을 지급했다.

구 명예회장은 수여식에서 “LG는 우리나라 대학 발전과 세계화, 인재 육성, 산업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이 지난 20년간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하는 데 LG가 미력이나마 뒷받침했다면 커다란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비 지원 대상 교수들에게 “자신의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추구해 달라. 그래야 여러분이 몸담은 대학이 일류가 될 수 있고, 여러분이 가르치는 제자가 일류 인재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우리 사회와 국가가 일류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올해 대상에 선발된 차의과대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는 세계 최초로 암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효소 유전자를 발견했고,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석영 교수는 타원은하 내 별의 생성에 블랙홀이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해냈다. 이와 함께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퀴스 후즈후와 영국 국제인명센터(IBC)의 ‘21세기 뛰어난 지성인 2000인’, 미국 인명정보기관(ABI) ‘21세기 위대한 지성들’에 모두 등재된 강원대 전기전자공학과 박승영 교수도 포함됐다. 이번 연구비 지원 사업에는 75개 대학 231명의 교수가 응모해 7.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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