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차 시장에서는 각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수입차 저변이 확대되면서 수입차 브랜드들은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차종의 신차를 선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신차 경쟁의 승자는 폴크스바겐. 1월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필두로 ‘CC 2.0 TDI 블루모션’, ‘제타’ 등을 연이어 선보인 폴크스바겐은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5월 한 달에만 1331대를 판매해 2005년 1월 국내 법인 출범 이후 월간 판매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폴크스바겐은 상반기 수입 신차 판매량 1∼3위도 싹쓸이했다. CC 2.0 TDI 블루모션이 872대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골프 1.6 TDI 블루모션이 766대, 제타 2.0 TDI가 649대 판매돼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뛰어난 연료소비효율을 가진 블루모션 모델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과거 모델에 비해 디자인을 새롭게 개선한 제타도 5월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1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판매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BMW도 ‘뉴 X3’와 ‘미니 컨트리맨’ 등의 신차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2003년 첫선을 보인 SUV 모델 X3는 2세대인 뉴 X3로 거듭나며 디자인과 효율성을 크게 개선해 상반기에 641대가 팔렸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뉴 X3을 받으려면 최소 3개월가량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BMW는 “넉넉해진 실내 공간과 세련됨을 더한 디자인이 인기의 비결”이라며 “상반기에 2.0L 엔진을 탑재한 ‘xDrive20d’만을 선보였지만 하반기(7∼12월)에는 3.0L 엔진을 장착한 ‘xDrive30d’도 들여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UV 가운데는 크라이슬러 지프(JEEP)의 신형 ‘랭글러’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랭글러는 3월 한 달 동안에만 144대가 팔려나가는 등 상반기에 330대가 판매됐다.
크라이슬러는 “개성있는 레저용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에서 랭글러가 큰 인기를 끌었다”며 “수입차 수요가 늘고, SUV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점도 판매 호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4월 야심차게 출시한 준중형 ‘코롤라’의 판매 부진으로 속앓이를 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렉서스 ‘CT200h’의 판매 호조가 위안이 됐다. 월드 베스트셀링 모델인 코롤라는 탄탄한 주행 성능으로 국내 준중형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단순한 부가기능 등으로 인해 11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렉서스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전용 해치백 모델인 CT200h는 L당 25.4km에 달하는 연비를 앞세워 2월 판매 시작 이후 576대가 팔렸다.
○벤츠, ‘하반기에 진짜 승부’
통상 자동차 회사들은 4∼6월에 신차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점에 맞춘 것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에 공개된 신차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판매 기간이 짧아 판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모델도 많다. 몇몇 업체가 하반기 시장을 잔뜩 벼르고 있는 이유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C클래스’ 시리즈다. 젊은층 공략을 위해 벤츠가 야심차게 도입한 C클래스는 한층 날렵해진 디자인과 개선된 연비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판매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달 9일 선보인 C 클래스는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473대가 팔렸다. 특히 ‘C200 블루이피션시’ 모델은 304대가 팔려 단숨에 6월 베스트셀링카 4위 자리를 꿰찼다. ‘스타트 앤드 스톱’, 7단 변속기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췄는데도 4000만 원대(4630만 원)의 가격을 책정한 덕분이다. 수입차 판매량 2위인 벤츠는 C클래스를 앞세워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벤츠 관계자는 “벤츠 특유의 주행성능을 유지하면서 혁신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춘 새로운 C클래스는 젊은 소비자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달 공개된 푸조의 ‘508’도 하반기가 더 기대되는 모델이다.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L당 22.6km에 달하는 높은 연비와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갖춘 508의 판매 증가 속도가 빨라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산차 가운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쌍두마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현대자동차)와 ‘K5 하이브리드’(기아자동차)가 주목을 끈다. 5월 말 판매를 시작한 두 모델은 각각 1301대, 1104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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