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가 종료된 후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2008년 사상 초유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각국 정부는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통화 공급을 늘리는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그 결과로 대부분 국가의 경기 및 자산 가격은 점차 회복세를 보였으며 이번 2차 양적 완화 종료에 따라 남아있던 마지막 응급조치도 끝났다. 지금부터는 국가별 자생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살아나고 자산 가격이 오를지도 각국 경제의 ‘기초 체력’ 차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초 체력을 판단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것은 바로 재정 건전성이다. 미국은 아직도 채무한도 상향 조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최근에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의회는 긴축정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경제위기를 맞은 정부가 재정 지출을 일시적으로 늘릴 수는 있지만 개인이나 국가 모두 부채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 그 때문에 한계에 다다른 나라들은 하나 둘씩 재정 확장을 포기하고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다. 따라서 투자의 관점에서 재정 건전성이 높은 국가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요소는 물가다. 통화 공급이 늘어나 돈이 돌기 시작하면 돈의 가치는 하락하고 실물가치가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게 된다. 일정 수준의 물가상승은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그 이상을 벗어나게 되면 경제 주체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인도 중국 브라질 등의 신흥국가들은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이미 작년부터 금리 상승 및 지급준비율 인상 같은 조치를 통해 유동성 흡수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해 경제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하반기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국가는 기초 체력이 검증된 것이므로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으면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국가의 투자전망이 가장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이에 가장 근접한 나라는 중국으로 보인다. 최근 지방정부의 부채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다른 국가에 비해 재정은 양호한 수준이다. 또 여전히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익 성장 예상치도 양호한 편이다. 다만 아직 물가 상승률이 꺾이지 않아서 긴축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언제 고점을 찍을 것인가 하는 것이 중국 투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가오는 3분기에 그 시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제 2010년 이후 횡보하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을 다시 예의주시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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