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글로벌 M&A 나서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3일 03시 00분


“12억달러 빅딜해보니 이제야 文理가 트인다”

《 “이번에 몇 가지 해외딜을 진행해보니 이제야 문리가 트이는 느낌이며 해외 사업의 노하우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해외투자의 실패를 용인해줘야 성공사례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53)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이날 글로벌 골프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미국의 어큐시네트를 인수하기 위한 금융계약 체결 서명식에 강만수 산업금융지주 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산업은행은 매수자문사로서 12억2500만 달러(약 1조2985억 원)의 전체 인수자금 중 7억 달러의 조달을 주선했다. 》
박 회장은 “이번에 자금을 조달해보니 필요한 액수보다 더 많은 자금이 모였다”며 “만일 해외로 나갔다면 5억 달러는 더 모을 수 있었지만 한국 자본이 해외 투자의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으로부터 2억 달러를 투자받은 것도 “국민 개개인의 자금이 모인 돈이므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타이틀리스트 인수도 만일 미래에셋이 해외로 진출하지 않았으면 성사가 됐겠느냐”며 “해외에 진출했다가 실패하면 우리 내부의 비판 여론이 너무 큰데, 실패에 관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집중 투자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은 ‘인사이트펀드’를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듯했다. 박 회장은 “어떤 나라든지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특정한 어느 나라가 좋다고 말 못한다”며 “분산투자를 하는 게 가장 현명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해외 유망 투자국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매번 신흥국이나 특정 국가를 언급한 것과는 다른 답변이었다.

박 회장은 “글로벌 딜의 최대 난관은 우리가 한국 회사라는 것이었다”며 “한국 기업이 글로벌 상장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외국인들이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전했다. 내공을 쌓은 뒤 현지화를 할 수 있어야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미래에셋은 최근 어큐시네트를 비롯해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호라이즌베타프로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인수합병(M&A)에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안에 M&A와 관련된 발표가 계속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9년 9월 중국의 자산운용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프로젝트도 곧 중국 정부로부터는 승인받는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나는 회장으로서 그룹의 밑그림에 좋은 점을 찍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고 실무진이 그 점을 이어 선과 면을 만들 것”이라며 “5년 내 국내외에서 100조 원의 순자산을 모으는 일이 어려운 숙제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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