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서울 도심의 오피스빌딩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것입니다.”
유럽 최대 부동산투자회사인 ‘악사REIM’의 프랭크 쿠 아시아 담당 글로벌 총책임자(43)는 최근 방한해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내년 투자를 앞두고 한국 파트너와 협의하고 있다”며 “내년 초 한국지사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한 외국계 자본이 줄줄이 떠났던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다시 외국 자본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악사REIM는 프랑스 금융회사인 ‘악사그룹’의 자회사로, 운용자산 규모가 40억 유로(약 6조 원)에 이르는 유럽 최대이자 세계 5위 규모의 부동산투자회사다.
현재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의 부동산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고 있는 쿠 씨는 “우리의 경쟁자인 미국계 투자은행들이 금융위기 이후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지금 이 시점이 한국 부동산에 투자할 적기”라며 “앞으로 주거와 업무공간이 함께 존재하는 형태로 바뀔 서울 도심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도심의 오피스빌딩과 쇼핑몰이 투자 대상”이라며 “특히 도심 초대형 빌딩이 초과 공급된 상황에서 랜드마크형 대형 빌딩보다 입지는 좋지만 관리가 안돼 리모델링할 수 있는 중간 규모의 빌딩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아시아지역에 골고루 투자를 해온 악사REIM은 금융위기 이후 ‘돈이 되는’ 특정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는 형태로 전략을 바꿨다. 쿠 씨는 “일본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중국보다 리스크가 적은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쿠 씨는 “한국시장에 맞는 부동산 관련 펀드를 구성해 해외 투자가를 모으는 한편 한국 기관투자가의 해외 투자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대상을 정해 소수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방식으로 투자한다면, 유럽 운용사는 투자자금을 모은 뒤 투자대상을 자유롭게 정해 매매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이 많다”며 “아이디어로 승부하기 때문에 한국 내 자산운용사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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