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고졸채용’ 반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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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高와 MOU 독려 등 정부가 직접 소매 걷어붙여교원공제회 내년 절반 채용… 한수원은 공채 할당제 검토

정부는 공공기관과 마이스터고의 산학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공기관의 고졸자 채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교직원공제회 등이 고졸 사원을 뽑겠다고 밝히는 등 공공기관 고졸자 채용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의 고졸자 채용 확대를 위해 대형 공기업 중심으로 전국의 28개 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 MOU를 맺도록 독려하고 이를 내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공공기관이 마이스터고와 MOU를 맺으면 공공기관은 맞춤형 인재를 공급받을 수 있고, 학교 또한 안정적 일자리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채용 여유가 있는 대형 공기업에 MOU 체결을 우선적으로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이스터고와 MOU를 체결한 업체는 1330개, 채용약정 인원은 2309명에 이르지만 공공기관 중 MOU를 맺은 곳은 한국전력(발전자회사 포함)-수도전기공고 한 곳에 불과할 정도로 공공기관의 참여율이 매우 낮다. 정부가 고졸자 채용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정작 공공기관은 고졸자 채용에 무신경하게 대응했고, 마이스터고 육성에도 모르쇠로 일관한 셈이다.

재정부는 공공기관이 마이스터고와의 협약을 통해 인력을 채용할 경우 우수한 인재를 수혈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회성 채용에 그치지 않고 정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를 감안할 때 정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고졸 할당제의 경우 대졸자 역차별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스터고 MOU 확대가 고졸자 채용 문제를 푸는 최선의 열쇠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 현장 기능직 등 고졸 출신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마이스터고 MOU 체결을 독려하고 향후 금융 공기업, 중소형 기관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정부는 각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고졸 일자리 직무분석 조사를 요청하고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협조를 얻어 MOU 체결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공공기관 고졸자 채용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팔을 걷어붙이는 기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내년 채용인원의 절반을 고졸자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채용인원(171명)의 26.3%인 45명을 고졸자 가운데 뽑고, 내년에는 73명 중 38명(52.1%)을 고졸자 가운데서 채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 레저 서비스 등 공제회의 특화된 업무 분야에 맞는 특성화고 출신을 우대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매년 정규직 공채 인원의 30∼40%를 고교졸업자로 뽑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 올 하반기에 예정된 공채 인원 250명 중 100명(40%)을 고졸자로 선발하고 이와 별도로 8월 10일까지 학교 추천을 받아 내년 2월 졸업하는 현 고교 3학년생 3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또 당초 내년에 뽑기로 예정된 고졸자 200여 명에 대해서도 올해 말로 앞당겨 채용하기로 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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