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제 폴크스바겐도 에쿠스를 뜯어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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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해용도로 구입 확인… 수년 전만해도 거들떠 안봐

최근 독일 폴크스바겐이 현대자동차 ‘에쿠스’를 뜯어보기(tear down) 용도로 구입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현대차의 경쟁회사들이 ‘아반떼’와 ‘쏘나타’를 뜯어본 적은 있었지만 에쿠스까지 뜯어보기로 한 것은 현대차의 대형차 제조 경쟁력이 그만큼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경쟁사 차 뜯어보기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반화된 일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년에 40여 대의 경쟁사 신차를 구입해서 평가한 뒤에 분해한다. 20대는 연구개발(R&D)센터인 남양연구소에서 연구하고 나머지 20대는 평가한 뒤 협력업체에 부품을 나눠준다. 쏘나타의 이전 모델인 ‘NF 쏘나타’를 만들 때는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를 샅샅이 뜯어보고 연구를 거듭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쏘나타의 기술은 캠리와 어코드를 끈질기게 연구하면서 발전했다”고 말했다.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등 현대차보다 우위에 있는 업체들은 수년 전만 해도 현대차를 뜯어보지 않았다. 뜯어보더라도 자신들의 우위를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경쟁사가 현대차를 뜯어본 뒤 놀라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GM 엔지니어들이 지난해 2009년형 현대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를 분해해 엔진을 연구하다 깜짝 놀랐다”면서 “무게나 연료소비효율, 비용 면에서 GM 엔지니어들이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6월 미국 환경부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를 구입해 분해를 통해 기술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식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실장(이사)은 “예전에는 우리가 도요타 차를 뜯어보느라 고생했는데 이제는 도요타가 현대차를 열심히 뜯어보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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