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TG 훔쳐 피서 가려던 도둑들 “꿈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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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9일 16시 16분


현대자동차 그랜저TG 승용차를 도난당했다가 12시간 만에 되찾은 영화 같은 사연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한 인터넷 자동차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22일 “TG차량을 도난당했습니다. 절대 시동 걸고 내리지 마세요.”라며 주의를 요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아이디 ‘OO짱’은 22일 오전 6시 아침운동을 가기 위해 자신의 그랜저TG를 몰고 대구시 남구 대명동을 지나다가 한 편의점 앞에 정차했다. 그는 시동을 켜 둔 채 잠시 물건을 사러 편의점에 들어간 사이 누군가 번개처럼 뛰어와 자신의 차에 올라타는 것을 봤다. 어이가 없어 쳐다보는 사이 도둑은 차량을 몰고 그대로 달아났다.

차량에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놓고 내렸던 그는 재빨리 편의점 전화를 빌려 경찰에 신고했다.

허탈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다. 친구는 “위로주를 사주겠다”며 그를 칠곡으로 불러냈다.

오후 5시경 친구를 만나 삼겹살 집으로 향하던 중 낯익은 차량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랜저TG 30고OOOO. 새벽에 도난당한 그의 승용차가 도로변 모장례식장 주차장에 주차돼 있었던 것.


그는 즉시 경찰에 연락했다. 잠시 후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경찰차를 안 보이는 곳에 숨겼다. 또 주차된 그랜저를 쉽게 뺄 수 없도록 형사 차량 등 2대로 앞뒤를 막은 뒤 잠복했다.

약 30분이 지나자 20대 청년 2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그랜저TG의 앞뒤에 차량이 주차된 것을 보고 형사 차량에 적힌 연락처에 전화해 “차를 너무 바짝 대 내차가 움직이지 못한다”며 차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형사는 차를 빼주겠다며 다가갔고 그들은 도난 차량에 올라탔다. 그때 형사는 수갑을 꺼내 즉시 둘의 손목에 채웠다.

범인은 각각 20세와 21세의 남성으로 전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차량은 휠이 긁히고 앞 범퍼가 깨져있었다. 차 안 가방에 있던 현금 40만원 중 28만 원이 없어졌는데 대신 트렁크에는 라면, 맥주, 소주, 고기 등이 가득했다. 그들이 여름휴가를 가기 위해 산 음식들이다.

글쓴이는 “일장춘몽으로 끝난 양아치들의 여름휴가는 구치소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그놈들 잡는 순간 너무 기뻤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지금도 꿈같습니다.”라며 “여러분도 절대 차 시동 걸고 내리지 마세요!”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네티즌들을 “정말 다행이다”, “지옥과 천당을 오고간 하루”, “운이 좋았다”, “절대 봐주지 말고 구속시켜야한다”고 응원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인턴기자 jhjin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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