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도요타 추월 ‘글로벌 빅4’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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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상반기 판매량 319만대로 18만대 더 팔아…“도요타, 리콜-대지진 따른 조업단축 영향”

1976년, 창사 9년여 만에 에콰도르에 자동차 5대를 팔아 첫 수출의 물꼬를 텄던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로부터 35년 만에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보였던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4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거듭났다.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1∼6월) 세계 시장에서 총 301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5만 대보다 124만 대(29.4%)가 줄어든 수치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사상 최대인 319만 대를 팔아 글로벌 4위였던 도요타를 18만 대 차로 앞섰다. 1∼3위는 GM(454만 대), 폴크스바겐(410만 대), 르노닛산(358만 대)이 차지했다.

도요타의 판매량이 급속히 줄어든 것은 지난해 대규모 리콜 사태로 소비자 신뢰도 하락이 지속된 데다 올해 3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생산 차질이 결정적이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일본 공장의 조업 중단이 세계적인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유례없는 판매 호조를 보였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늘어난 195만8218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도 25.5% 증가한 124만1352대를 팔았다.

현대차그룹이 사상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 들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품질관리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시장에서의 판매도 모두 신장세를 이어갔다”며 “디자인뿐 아니라 품질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서 ‘그랜저’ ‘쏘나타’ ‘K5’ ‘아반떼’ 등 주력 차종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주력 차종은 올해 미국에서 품질만족도 1위를 휩쓸었다. 쏘나타는 미국 자동차 전문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직 비전의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중형 승용차 부문 1위, 아반떼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실시한 ‘준중형차 비교 평가’에서 8개 차종 중 1위를 차지했다. 초기 개발단계부터 정몽구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공을 들인 ‘에쿠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실시한 ‘2011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BWM, 아우디, 벤츠, 렉서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처음으로 세계 4위 자리에 올랐지만 현대차그룹은 무분별한 생산량 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 역시 임직원들에게 “품질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당분간은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지 않고 품질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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