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한 닛산 ‘큐브’(사진)의 예약 대수가 열흘 만에 500대, 한 달 만에 1000대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수입 자동차 월간 최고 판매실적은 올해 3월 BMW ‘528’이 세운 987대였는데, 예약 판매이긴 하지만 큐브가 이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닛산의 국내 시장 자동차 판매가 월평균 200여 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닛산은 큐브 하나로만 5개월 치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특히 30대 여성층의 예약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닛산 매장에서는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10월에나 차를 받을 수 있다”며 예약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큐브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국내에 흔치 않은 박스카 형태와 독특한 색깔 때문으로 분석된다. 색상은 하얀색, 파란색, 초콜릿색, 빨간색, 은색, 검은색 등 모두 6가지다. 여기에 경쟁 모델이 없는 독특한 차라는 점과 닛산이 전략적으로 책정한 싼 가격대도 판매량을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닛산은 옵션에 따라 2190만 원과 2490만 원의 두 가지 모델을 내놓았는데 이는 수입차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대이면서 국산 중형차보다도 낮은 판매가다.
닛산 측은 “사실 큐브는 이 가격에 팔면 이익이 많이 남지 않지만 이익을 보겠다는 것보다 닛산 브랜드를 많이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큐브가 수납공간이 부족한 세단과, 수납공간은 많지만 덩치가 커 부담스러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중간 소비자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큐브의 예약 판매 호조로 저가(低價) 수입차 시대가 열릴지 주목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시장 확대에 따라 저가 모델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반응이 뜨겁진 않았다. 도요타가 2000만 원대 후반에 내놓은 ‘코롤라’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큐브의 성공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수입 신차들이 국내 시장에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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