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고서 처음으로 열린 8일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선방했지만 오후 들어 폭락세로 돌아섰다.
오전만 해도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시장의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확산됐다.
그러나 오후 1시27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9.59포인트(7.81%) 내린 1,804.16을 기록했다. 장중 1,800.00까지 내려가 1,900은 물론 1,800 붕괴 가능성도 있었다.
이는 빚내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나온 영향이다.
교보증권 송상훈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가 폭락으로 신용잔고가 깡통이 됐고 이로 인해 반대매매가 나오면서 폭락장세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공포가 저가매수 심리를 두려움으로 바꿨다. 저가매수로 대응하던 기관도 대외여건 확인 후 접근하자는 태도로 돌아서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모 주식 대출업체가 오후 1시께 자동으로 반대매매를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 지점에서만 반대매매가 200억원 이상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오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 소문은 비교적 설득력있는 것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들어 지난 4일까지 나흘 간 하루 평균 증시에서 이뤄진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98억원에 달했다. 증시가 급락한 2~4일 각각 100억원, 108억원, 110억원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일 평균 반대 매매규모를 106억원으로 늘렸다.
이는 지난달 일 평균 반대매매액(70억원)보다 50% 이상 급증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운용사에서 손절매(로스컷)가 갑자기 나오고 주식 대출업체의 반대매매가 자동으로 이뤄지면서 코스피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 같다. 이후 반대 급부로 저가 매수가 들어와 출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스탁론 반대 매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확인은 안되지만 1시 이후 급락했기 때문에 그런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 공조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이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상황이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투자자들이 완전히 패닉 상태다.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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