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경 오리온 사장 ‘남편 선처’ 눈물… 담철곤 회장 재판증인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0일 03시 00분


“집안 반대 불구 결혼… 남편 구속후 그룹은 전시상황”

9일 오후 4시 40분 서울중앙지법 424호 형사법정. 300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구속 기소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재판에 담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55)이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자 법정은 순간 술렁였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에 물방울 모양 귀고리를 한 채 나타난 이 사장은 증인석에 앉은 뒤 분홍색 접착식 메모지를 꺼내 명패에 붙인 뒤 진술을 시작했다. 메모지 두 장에는 검은색 펜으로 쓴 글씨가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이 사장은 증인석에서 “창업자의 딸인 저로 인해 회장인 남편이 회사 경영에서 소외된 때도 많았다”며 “이런 구조가 정착되면서 서로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장은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담 회장과 결혼했을 때의 심경도 얘기했다. 그는 피고인석에 앉은 남편 담 회장을 바라보며 “남편이 화교라는 이유로 집안 반대가 심했다”며 “먼 미래에 중국시장이 열릴 때 이 사람의 가치를 보자며 가족을 설득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담 회장은 손수건으로 연방 눈물을 훔쳤다. 또 “남편은 본인이 가졌던 에너지를 해외시장 개척에 쏟아 경쟁사보다 앞서 도쿄(東京)와 베이징(北京)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며 “남편이 구속된 두 달여 동안 오리온그룹은 ‘전시상황’과 같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선처를 부탁하는 진술이 계속되자 재판장인 한창훈 부장판사는 “아직 유무죄가 인정된 상황이 아니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증인신문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선 이 사장은 증언 당시 참고했던 메모지를 떼어내 회수한 뒤 법정 문을 나섰다. 그는 “메모지에는 뭐가 적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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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추천 많은 댓글

  • 2011-08-10 05:56:28

    선처는 안된다...일벌백계를 할 필가 있다...오리온의 숫법을 보면 너무 계획적이다...이런것을 용서하면 범죄는 앞으로도 계소

  • 2011-08-10 23:50:01

    참 어이가 없어서...... 회사돈을 도둑질하는 죄와 화교라서 왕따 좀 당한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저 회사의 경영자들은 법정에서 개인 가정사까지 들먹이며 구걸하는 꼴 자체가...공과 사를 지독하게 구분 못하니... 회사돈과개인돈은 당연히 구별 못했겠지. 얄팍한 놀음보다는 법의 심판을 받으시고, 도둑질한 것은 다 갚으시오.

  • 2011-08-10 11:04:29

    공금 횡령에 화교이야기 결혼이야기는 왜 나오나?? 그런 이야기로 동정 받고 싶은 모양인데 죄값은 치루어야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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