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高高’… 금펀드도 ‘GoGo’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안전자산’ 수요 몰리며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
골드뱅킹 3개월에 67% 수익… ETF도 ‘好好’


‘믿을 수 있는 건 금뿐이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무섭게 치솟아 금 관련 투자 상품들의 수익률도 덩달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연이은 폭락으로 공포감이 극에 달하자 안전자산인 금을 매입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금 투자로 폭락장에서 살아남자

9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값은 온스당 1743달러로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178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7월 말만 해도 온스당 1633달러 수준이었으니 열흘 만에 100달러 넘게 오른 셈이다. 전날에도 금값은 1710달러로 사상 처음 1700달러를 돌파했다.

금값이 연일 급등하자 금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쩍 커졌다. 한국금거래소 측은 “금값이 폭등하면서 최근 평소보다 금 관련 투자 문의가 3배 정도 폭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금과 관련된 금융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값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 힘입어 금 관련 투자상품의 수익률 역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상품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일 기준으로 14.65%였다. 하지만 그사이 금값이 폭등하며 10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7.86%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의 돈 역시 계속 몰려들고 있다. 증시가 급락한 8, 9일 이틀 동안 신규 계좌가 700계좌 넘게 늘어났으며 금 계좌에 적립된 금 잔액 역시 같은 기간 200kg 넘게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너무 올라 판매가 주춤할 것 같지만 오히려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마다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권에서 신규로 골드뱅킹 계좌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신한은행뿐이지만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골드뱅킹 취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전문가들 “추가 상승 여력 충분”

금 펀드나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 역시 좋다. 최근 미국과 유럽발 위기로 속수무책으로 동반 폭락한 글로벌 증시 때문에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 상태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국내주식형은 ―17%, 해외주식형은 ―14%로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상태다. 반면 금 펀드는 같은 기간 6.20%의 수익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금에 투자하는 ‘삼성코덱스골드선물’ ‘현대HIT골드’ 등 금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 역시 각각 21.64%, 15.42%에 이르렀다.

금값이 천장 없이 연일 치솟다 보니 투자를 고려할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이 상투를 잡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다. 10일 국내 금 소매가는 3.75g(1돈)당 24만900원으로 국내 증시 반등과 함께 전날보다 2300원 하락한 채 마감했다. 하지만 금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금값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콜린 펜톤 JP모건체이스 상품시장 수석애널리스트는 당초 온스당 1800달러였던 금값 예상치를 수정해 “올해 안에 금값이 온스당 2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석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3차 양적완화나 추가 재정부양책 등도 통화량 증가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금값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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