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의 한 멜론 농가에 농민 60여 명이 몰려들었다. 남원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의 멜론 농가에서도 찾아왔다. 이들의 관심사는 멜론의 일본 수출. 이날 모인 이유는 일본 수출을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기 위해서다. 농촌진흥청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전문가와 일본 바이어까지 총출동해 이들 농가의 멜론을 일본에 수출하기 위한 전략을 짜내려고 머리를 맞댔다.》
6월 전북 남원시 금지면의 멜론 농가에서 농촌진흥청,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전문가들이 농민들에게 멜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재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6명의 전문가가 현장을 살피고, 농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내린 처방은 우선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 일본에서는 개당 1.4kg, 당도가 18Brix(브릭스·1Brix는 100g의 물에 1g의 설탕이 녹아 있는 당도) 정도인 멜론을 선호하는데, 이 지역에서 나는 멜론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던 것. 전문가들은 고품질의 멜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작장애(한 장소에서 같은 작물을 지속적으로 재배할 때 생기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과 병충해·바이러스를 막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최소영 농촌진흥청 지도사는 “일본은 품질 기준이 까다롭지만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일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농가들 중에서도 기술 수준에 차이가 있고,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농가가 있어 이런 컨설팅이 농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농업 컨설팅’이 강소농(强小農)의 꿈 실현을 돕고 있다. 우리 농가들은 사업 계획부터 재배, 방제, 가공 및 유통까지 거의 전 단계를 혼자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때로 기술이 부족하기도 하고, 궁금한 점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 집단인 ‘강소농 드림컨설팅팀(Dream consulting team)’은 농업 기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농가의 수입 증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 문제점 진단하고 해결책 제시
드림컨설팅팀은 작목별로 농촌진흥청·중소기업청·농수산물유통공사·한국농어촌공사 등의 전문가와 대학교수 등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돼 농가의 어려움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1970년 4월 22일 발족했다.
이들의 목표는 농가 소득 10% 향상이다. 드림컨설팅팀은 우선 농가의 생산, 가공, 유통, 마케팅 및 고객 서비스 등 농업경영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진단한다. 이후 적절한 수준의 경영목표를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 농업인이 겪고 있는 다양한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최선의 대안을 제시한다.
드림컨설팅팀은 올해 강소농으로 신청한 1만5280개 농가를 대상으로 컨설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강소농 신청 농가가 농업 경영 중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 개별적으로 컨설팅을 요청하면 강소농 매니저가 현안에 따라 관련 전문가로 팀을 구성해 현장에서 컨설팅을 한다. 또 주요 작목별 핵심 기술 투입 시기나 이상기상 발생 등 현장에서 문제점이 생길 것으로 예상될 경우 농가의 요청이 없어도 기획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 자발적 조직도 강소농 육성에 한 몫
공식적인 조직 이외에 농촌진흥청에는 ‘SG워너비’라는 이름의 자율 조직도 강소농 육성에 일조하고 있다. SG워너비는 ‘작지만 강한 농업을 원하는 사람들’(Small Giant Wannabe)이라는 뜻이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 품목 담당자 6명이 강소농 육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농민들과 직접 대하는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들은 SG워너비 활동을 통해 공무원들이 강소농에 대한 지식을 쌓고, 농업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SG워너비의 회원인 장정희 지도사는 “지역별 SG워너비 조직을 구성해 전국으로 강소농 거점 기지를 확대할 것”이라며 “강소농을 많이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열정을 갖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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