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최고 스릴” 광팬들 몰려… 세계 최대 게임쇼 獨 쾰른 ‘게임스컴’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11’에서 한국 게임업체들의 부스에 현지 게이머들이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현장에 설치된 넥슨의 부스. 쾰른=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내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11’에서 한국 게임업체들의 부스에 현지 게이머들이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현장에 설치된 넥슨의 부스. 쾰른=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세계 최초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비디오게임은 미국에서 1972년 개발된 아타리의 ‘퐁’이란 게임이었다. 이후 비디오게임 시장의 주도권은 늘 미국에 있었다. 하지만 40년이 흘러 모든 게 바뀌었다. 지금 세계 최대의 게임쇼는 독일 쾰른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만 2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 ‘게임스컴 2011’이 17일(현지 시간) 개막했다.

게임스컴은 2009년 첫 회를 개최한 뒤 2회부터 ‘세계 3대 게임쇼’를 모두 제치고 방문객 규모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미국 E3 게임쇼의 방문객은 약 4만 명인 반면, 일본 도쿄 게임쇼는 20만 명, 중국 상하이 ‘차이나 조이’는 17만 명이었다. 게임 분야에서 미국의 몰락과 아시아 유럽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게임스컴 2011의 중심에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있었다.

○ 유럽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

이번 전시회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닌텐도 등이 모두 새 게임기를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 업체의 새 게임기를 기대하던 팬들은 시작 전부터 김이 빠졌다. 그 아쉬움을 온라인게임이 대신 채웠다. 게임스컴은 지난해부터 온라인게임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탄탄한 인터넷 인프라’ 덕분이다. 한국에서 2000년대 초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이 열렸던 것과 같은 이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유럽의 초고속인터넷 사용자 비율은 24.2%로 아시아(42%)에 이어 2위다.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2009년 17억 달러에서 지난해 25억 달러, 올해 30억 달러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온라인게임회사인 블리자드와 국내 1위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2004년에, 국내 2위 업체인 넥슨은 2007년에 유럽 현지법인을 설립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한국 기업의 주도권

전시회 현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은 단연 돋보였다. 해외 업체의 부스에는 듬성듬성 사람들이 보였지만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부스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넥슨은 올해 B2C관(일반인 대상 전시관)과 B2B관(비즈니스관)에 모두 부스를 마련하고 ‘마비노기 영웅전’(현지명 빈딕터스)을 유럽의 게임 팬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인기 온라인게임 ‘컴뱃암즈’와 함께 유럽 시장에서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전략 게임이다.

넥슨의 유럽 법인이 설립된 2007년 약 3억5000만 원이던 매출은 2008년 27억 원을 기록해 7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9년에는 약 79억8000만 원, 2010년에는 150억 원을 올려 4년 만에 4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난 4년간 개발해 온 ‘길드워2’의 최신 버전과 신작게임 ‘와일드 스타’를 선보였다. 길드워2는 이미 작년 이 대회에서 최고의 온라인게임상을 수상했고, 현지 언론을 통해 “우리가 몇 년간 보아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을 보여주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성진 넥슨 유럽법인장은 유럽 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현지화된 스토리텔링’을 꼽았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350만 회원을 갖춘 1인칭 총싸움 ‘컴뱃암즈’는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으며 생긴 유럽 특유의 민족주의를 자극한다. 김 법인장은 “캐릭터 가슴에 붙어있는 나라별 국기가 크기는 작아도 유럽 사용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전시회에서 만난 프랑스인 베누아 데오루이 씨는 “한국 온라인게임은 유럽 사람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도 각자 자유로운 영역을 추구하고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게임들은 이런 욕구를 감안해 매번 새로운 기능과 스토리를 업데이트한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한국 온라인게임을 해왔다는 스벰 저단 씨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게임을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돌발 변수가 일어나 끊임없이 긴장해야 하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쾰른=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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