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공포 확산에도 전문가들 “금융시스템 붕괴 가능성 희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12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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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한 탓에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해 1,75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시장이 맥없이 무너진 것은 두려움이 극도로 증폭된 결과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나타내는 이른바 '공포지수'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 첫날 수준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다시 급등했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 세계 경제가 동반 추락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 美 신용등급 강등 직후보다 공포감 커=19일 이른바 공포지수인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34.67% 폭등한 41.91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후인 지난 8일의 35.26을 이미 추월했다.

지수 산출 이후 최고치로 기록된 지난 9일의 50.11에 다가가는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각각 2569억원, 3119억원을 달했다. 지난 8일 당시 순매도 수준을 앞질렀다.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정부 발행 외화채권에 대한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8일 현재 전날보다 12bp 폭등해 135bp(1bp=0.01%)를 기록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지난 8일의 135bp 수준이다.

한국증시의 공포에는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가 강하게 반영됐다.

뉴욕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세계경제가 불경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 강한 위험회피 성향을 보였다. 변동성지수 VIX는 35% 확대된 42.67에 끝났다. 하루 확대 폭으로는 사상 8번째로 컸다.

●한국 실물경제 전망치 줄줄이 '하향'=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선진국 경기가 동반 침체하면 타격이 심각해진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정했다.

경제전망 기관들은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에서 4.5%로 낮췄지만 이마저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게 이들 기관의 관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와 달러화 약세로 한국 수출 증가세가 약해져 한국 경제성장률이 애초 4.3%보다 0.2~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경기의 조정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하거나 다시 하강할 가능성이 있어 연간 경제성장률 예상치인 4%대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수석연구위원은 "유럽 신용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데다 미국 경제지표가 안 좋아져 더블딥(이중침체) 리스크가 커졌다. 각국이 부채문제가 있고 통화정책이 소진돼 경기가 다시 반등하기도 쉽지 않아 한국 경기도 둔화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코스피 당분간 1,650~1,800 횡보"=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인 8월9일의 1,684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경기둔화 우려는 있지만, 미국의 더블딥이 현실화되거나 금융시스템이 붕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이전 장중 저점(1,684.68)을 깨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종가 기준으로 1,800선을 살짝 내려간 선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 1,650을,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센터장과 토러스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1,700을 하한선으로 제시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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