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속 시민의식 빛난 시흥 ‘갯골축제’ 폐막

  • 입력 2011년 8월 22일 10시 06분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 지역민 단결과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

시민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친환경 축제 ‘제6회 시흥 갯골축제’가 지난 14일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때 거센 비로 인해 행사 중단을 고려하는 등 사상 초유의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나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6만 여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찾은 축제가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비록 일기 조건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많은 인파가 찾지는 않았지만, 하나된 시민의 힘으로 안전하고 내실 있게 꾸려간 이번 갯골축제는 현존하는 수많은 지역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미 축제 이전부터 ‘생명도시’를 표방하는 시흥시(시장 김윤식, www.siheung.go.kr)가 ‘자연 속의 사람, 사람 안의 자연’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행사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국적인 친환경 축제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시청이 아닌 지역 주민이 주체가 돼 축제를 만든다거나, 국내 최초로 자연음에 가까운 악기와 음악이 대거 등장하는 ‘어쿠스틱음악제’를 대표 행사로 개최한다거나 하는 이색적인 행보로 더욱 많은 이들의 관심이 시흥을 향해 있었다.

그러나 날씨는 시흥의 편이 아니었다. 축제 시작일인 12일부터 수도권을 강타한 강한 빗줄기에 시흥만 예외일 수는 없었다. 얼마 전 수도권 일대를 덮친 수해로 인한 상처가 미처 아물지도 않은 상태여서 사람들이 느끼는 비에 대한 두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게다가 2013년 준공을 목표로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한창이어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방문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주체측(갯골축제추진위원회)은 얼마나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화제를 낳느냐 보다 방문객들을 얼마나 안전하게 안내하며 행사를 정상적으로 꾸려갈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갯골축제 이대로 멈출 수 없어” 몸 사리지 않는 자원봉사에 관광객 감탄

하루 만에 끝날 것이라는 당초 일기예보와 달리 ‘비’는 갯골축제가 진행되던 3일 내내 계속됐다. 이에 축제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행사를 조기 종료하자는 의견이 나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행사를 준비하고 만들어 온 시민들은 갯골축제를 미완의 축제로 마무리 할 수 없었다. 특히 시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폭우와 진흙탕 속을 누비며 몸을 사리지 않는 봉사활동으로 끝까지 축제를 안전하고 완벽하게 치러내겠다는 의지로 투혼을 불태웠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수상 안전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전개한 ‘블루엔젤스(Blue angels)’라는 봉사단체였다.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갯골축제는 언제나 물과 관련된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특히 이번 갯골축제는 대규모 해수 풀장을 조성해 관광객을 맞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2009년 결성된 수중구명 전문 봉사단체인 블루엔젤스는 갯골축제 기간 동안 방문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리를 지키며 수중 안전과 응급처치에 철저를 기했다.

악천후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봉사 투혼을 발휘한 이들에게 방문객들 역시 감사를 표하며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 등 온정 어린 광경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하늘도 잠시 비를 멈추고 귀 기울인 ‘제1회 어쿠스틱음악제’, 열정과 감동의 도가니

전국 규모로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어쿠스틱음악제’에 대한 방문객들의 관심은 잠시나마 폭우로 인한 시름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계속되던 빗줄기가 음악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데다 전국에서 이 행사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

참가자들의 실력도 청중의 열정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모두가 막상막하의 수준급 실력들을 보여줬기 때문에 심사위원석에서 한 때 우위를 가리는 문제로 가벼운 논쟁이 일 정도였다. 이와 같이 수준 높은 음악을 접한 관람객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예선을 거친 15개 팀 중, 7팀만이 결선에 올라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최종 우승은 수원에서 온 단국대 재학생 팀 ‘SOFT’에게 돌아갔다. ‘SOFT’는 이한샘 학생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이선영 학생이 ‘Go away’와 ‘나는 나비’라는 노래를 불러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이번 음악제에 출전했다. 참가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좋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하고 보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시흥시 갯골축제추진위원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를 지켜본 주체 측은 음악제 기간 동안 나타난 참가자들의 열정과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고려할 때 ‘어쿠스틱음악제’가 향후 시흥의 대표적인 문화 행사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번 갯골축제에 관해 “악천후와 시설 미흡으로 방문객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한 건의 인명사고도 없이 행사를 안전하게 마무리 한 것 하나만으로도 큰 성과라 본다. 특히 이번 축제는 민간 중심의 축제로 가는 과도기에서 진행된 것인 만큼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수도권 대표 행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큰 포부를 밝혔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악천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갯골축제추진위원회에 감사를 표하며, “ 비록 많이 부족하지만 이번 축제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함께 하는 축제, 시흥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축제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갯골축제는 사람과 자연을 주제로 한 행사답게 열악한 자연 환경 속에서도 사람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그간 시흥시가 한결 같이 주장해온 ‘생명 존중’ 의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자리였다.

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의 수도 6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지난해 8만 5천여 명에 비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이지만, 악천후를 고려할 때 예상 밖의 선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갯골축제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환경적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나된 시민의 힘을 보여 ‘지역민 단결’과 ‘화합’이라는 지역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성공한 행사로 평가 받고 있다.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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