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등공신’ 반도체 내리막길 걷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1∼7월, 지난해 1위서 5위로 떨어져
선박-화공품-기계류 1, 2, 3위 올라

수출의 ‘1등 공신’인 반도체가 선박 등에 밀리면서 수출품목 5위로 추락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반도체, 휴대전화, 액정장치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월 무역흑자는 63억 달러로, 지난해 2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22일 관세청의 ‘올해 1∼7월 품목별 수출 동향’에 따르면 선박이 361억2800만 달러어치 수출돼 반도체를 제치고 2009년 이후 2년 만에 최대 수출 품목에 올랐다. 선박 수출액은 작년 연간치(372억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어서 연말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어 △화공품 349억6900만 달러 △기계류 314억4700만 달러 △석유제품 295억6800만 달러 △반도체 292억5100만 달러의 순이었다. ‘IT 코리아’의 대표 품목인 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 단가 하락 영향으로 4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결과 지난해 수출품 1위에서 5위로 급락한 것. 특히 반도체 수출은 4월 ―0.9%, 5월 ―4.8%, 6월 ―3.9%, 7월 ―11.8%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2009년 수출 2위까지 올라갔던 무선통신기기도 올해 1∼7월 113억2100만 달러를 수출했지만 7월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다. 액정장치도 157억3300만 달러를 수출했지만 단가 하락 여파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액정장치는 수출 감소폭이 2월 ―1.4%에서 6월과 7월 각각 ―9.1%, ―21%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불거진 글로벌 재정위기가 실물경기로 번지는 상황이어서 IT품목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당분간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돼 전통적인 수출품목의 순위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주 뒤바뀌게 될 것”이라며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IT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성장 둔화세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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