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격변기 민감한 때에… 구글은 다음 왜 만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업계 일각 ‘인수합병설’ 촉각

대니얼 알레그레 구글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옥에 들러 이 회사 최세훈 대표와 만났다. 양측은 “인터넷 업계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매각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간 게 아니냐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이 이전에도 KT 또는 해외 기업 등의 인수 대상으로 여러 차례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에서 알레그레 대표는 다음만 방문했고, 네이버 등 국내 다른 인터넷기업은 찾아가지 않았다.

다음이 계속해서 매각설에 휘말리는 이유는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최대주주인 이재웅 창업자의 지분이 15.55%, 가족의 지분을 다 합쳐도 17.25% 정도에 불과하다.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들이 30%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약 52%는 소액 투자자들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면 창업자 일가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2800억 원 정도다.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에서 18%만 사들여도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구글이 다음을 인수하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 우선 한국 검색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높일 수 있다. 구글은 한국 시장에선 네이버에 밀려 검색 점유율이 1∼3%에 그치고 있다. 2위 업체인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5월 현재 21%에 이른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모바일 검색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10%대다. 네이버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묘책이 필요한 차에 다음 인수가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국의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1500만 명 가운데 1000만 명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로 추정된다. 다음은 국내 포털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아담(AD@m)이라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모바일 광고시장을 이끌고 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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