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선물을 준비하는 이들은 머리가 아프다. 여름 내내 이어진 호우와 예년보다 이른 추석(9월 12일) 탓에 과일은 제대로 익지 않았고 값도 치솟았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축산품도 인기가 예년만 못하다.
선택의 폭이 줄어든 추석. 주류업체들이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대목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와인 업체들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값이 저렴해진 유럽산 와인 비중을 높여 추석 선물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와인나라는 유럽산 와인 비중을 전체 물량의 절반 수준까지 늘려 지난 설 8만 원에 팔았던 이탈리아산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를 6만 원에 내놓았다. 스페인 레드와인 세트 ‘알마 데스파냐&카스티요 산 루이스’는 설보다 28% 싼 1만4900원에 선보였다. 와인나라는 5만 원 미만의 대중적 와인 선물세트 비중도 40%로 늘렸다.
작년 추석에는 5만∼8만 원대 와인이 많이 팔렸지만 과일 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물가도 이어지고 있어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도록 싼 선물세트를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와인나라 관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내파밸리에서 생산한 ‘더 닥터’, ‘디 어드보케이트’ 등 레드와인도 20% 이상 싼 값에 파는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LG상사 트윈와인은 이원복 교수가 나라별로 엄선해 추천하는 ‘이원복 와인 셀렉션’을 23일 선보였다. 칠레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비냐 마이포’와 ‘리오하 베가’ 등이다.
금양인터내셔날도 9900원짜리 와인부터 150만 원 이상에 이르는 고가 와인까지 가격대별로 다양한 와인 선물세트 79종을 준비했다. 선물세트에 미니 설명서를 넣어 받는 사람을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위스키업체들은 싱글몰트 위스키를 중심으로 추석 선물세트 출시에 나섰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글렌피딕’과 ‘발베니’의 연산별(글렌피딕 12, 15, 18, 21, 30년산 및 발베니 12년산) 선물세트를 기존 단품과 같은 값에 선보였다. 맥캘란도 연산별 메인 컬러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선물세트를 22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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