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이윤규 사학연금 단장 vs 김한진 피데스 부사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차·화·정 반등장 온다” vs “중소형 종목장세 될 것”

사학연금공단 제공(왼쪽), 동아일보 DB(오른쪽)
사학연금공단 제공(왼쪽), 동아일보 DB(오른쪽)
올해 상반기 증시 주도 종목은 단연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최근 폭락장에서 차화정 신화에도 금이 갔다. 쏠림 현상이 심했던 이들 종목은 매도가 쏟아진 이번 폭락장에서 유난히 낙폭이 컸다. 급기야 자동차, 화학의 업종지수는 19일 하루 만에 ―9.83%, ―12.12%까지 폭락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차기 주도주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로 재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그간 낙폭이 컸던 만큼 빠르게 반등해 ‘차화정 삼국천하’가 지속될 수 있으리란 주장이 있는 반면에 ‘중소형주의 군웅할거’가 막을 올렸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번 하락장에서 수출주 중심의 저가 매수를 꾸준히 했다”는 이윤규 사학연금공단 자금운용관리단장은 전자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경기 불확실성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종목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후자 쪽의 손을 들어주었다.

○ “떨어진 만큼 오르는 게 법칙…우량 대형주 저가매수 둘도 없는 기회”

최근 국내 하락장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연기금은 시장이 폭락할 때마다 자금을 풀어 저가매수에 나섰다. 사학연금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3000억 원의 실탄을 추가 투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 단장은 “시장이 빠질 때마다 산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특히 많이 떨어진 자동차, 정유 등 수출주 중심으로 계속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외국인, 기관 등이 차화정 종목을 주로 내다파는 동안에도 연기금의 ‘차화정 사랑’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8일부터 시작된 국내 하락장에서 연기금은 현대모비스, 금호석유, 현대자동차 등을 꾸준히 사들였다. 이 단장은 “이번 하락으로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적정주가) 매력이 글로벌 경쟁 기업 등과 비교해 오히려 증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자동차 등 수출주가 단기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론 하락한 만큼 치고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주도산업이던 차화정 시대가 쉽게 저물지는 않을 것이란것. 이 단장은 “유럽 은행들의 신용경색조짐 등 이제는 나올 만한 악재가 모두 노출됐고 증시도 곧 바닥 다지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경험적으로 보면 급락장 이후엔 반드시 급등장이 펼쳐지기 마련인데 시장이 반등할 때 주도주는 결국 주가가 많이 빠진 우량 대형주들”이라고 말했다.

○ “차화정이냐 아니냐의 시대는 갔다…철저한 종목장세 시작될 것”

하락장을 맞아 본격적으로 저가매수에나선 것은 김 부사장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선택한 종목이 달랐다. 김 부사장은“앞으로는 시장이 종목별 양상을 띨 것으로 보고 중소형 개별 종목으로 찍어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동차나 화학, 정유주보다는 거시경기와 연관성이 낮은 종목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부사장은 자동차, 화학, 정유 등 주도업종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수긍했다. 그는 “9월경 중국의 긴축 약화, 새 회계연도를 맞은 미국의 재정집행 등이 이뤄지면서 글로벌 공포심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것”이라며 “시장 저점이 확인이 되고 투자 심리가 안정이 되면 대형주들이 기술적 반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강도는 세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경기에 대한 신뢰가 다시 쌓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얽힌 유럽 재정위기등 단기 해결이 어려운 여러 변수 때문에 당분간 초강세장이 펼쳐지긴 어렵다”며 “‘정면승부’를 해야 하는 대형주보다는 게임관련 소프트웨어주, 바이오주, 서비스주등 중소형주 중에서 내실 있는 다양한 종목들이 섞여 가는 새로운 장이 펼쳐질 것” 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