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장으로 주가 3배 급등… “이런 경험 생전 처음!”

  • 동아닷컴
  • 입력 2011년 8월 30일 11시 19분


문재인 이사장과 함게 찍었다는 이유로 한 기업의 주가가 3배나 뛰었다.
문재인 이사장과 함게 찍었다는 이유로 한 기업의 주가가 3배나 뛰었다.
“사진 한장으로 주가 3배라니… 주식 생활 15년만에 처음 본다”

한 주식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어느 네티즌의 푸념(?)이다.
이 네티즌은 “주식을 15년 동안 하면서 수많은 테마주를 겪어봤지만 사진 한장으로 주가가 3배 올라가는 경우는 정말 듣도 보지도 못했다”면서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다”고 놀라워했다.

또 “관련 주식을 못 잡아서가 아니라 기업 가치에 투자해야 하는 주식 시장이 도박판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대체 무슨 사진이길래 기업의 주가가 3배나 뛰었을까? 사연은 이렇다.

차기 대선 테마주가 형성되던 6월말~7월초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 찾기에 혈안이었다.

한 기업은 대표이사가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기업은 문 이사장이 소속했던 로펌의 고객사라는 이유를 대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메신저로 문 이사장과 등산중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급속히 유포됐다.

문 이사장과 함께 찍힌 중년의 남성이 여성전문 의류기업 대현의 대표이사라는 짤막한 설명과 함께 나돌았다. 그 이후 주가는 수직 상승했다. 6월30일 1200원 하던 주가는 지난 19일 4095원을 찍고 3770원으로 마감했다. 한달 보름만에 무려 3배를 넘어선 314%를 기록했다.

그러자 뒤늦게 개인 투자자들이 ‘잘 나가는’ 대현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굳건히 지켰다.

처음 사진이 나돌때는 중년 남성의 눈 부분이 모자이크 돼 있어 대현의 대표이사와 닮은 점이 부각됐었다. 그러나 며칠전 원본 사진이 떠올랐다. 그리고 대현의 대표이사가 아니라는 것도 알려졌다.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뒤늦게 참여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3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면서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30일 오전 11시현재 대현의 주가는 12% 급락한 2075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는 사실일 것 같았던 ‘루머’가 거짓으로 판명되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현의 주가 차트. 사진 한장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거짓으로 판명되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현의 주가 차트. 사진 한장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거짓으로 판명되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후 주식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네티즌들은 대현을 역사의 한 종목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사진 한장으로 주가가 3배 오른 것은 정말 처음 본다”는 것이다.

아무리 ‘묻지마 테마주’들이 날뛰면서 갖가지 이유를 가져다 댄다지만 오로지 사진 한 장으로 기업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3배나 오른 것에 네티즌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

주식생활 15년차의 한 네티즌이 “이런 경우 처음”이라고 하소연을 하자, 20년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내가 봐도 이건 너무한듯 싶소. 구체적인 정책이 이유도 아니고 사진 한번 같이 찍었다고 세상에 3배나 오른 것은 정말 너무하지 않소”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전문가들도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테마주 주의보’를 내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언제나 차기 주자들의 정책을 부각 시키며 테마주가 형성된다”면서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함께 투자를 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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