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회수 힘든 자산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2조6339억… 2년새 70%↑

중견 건설업체들이 회수하기 어려운 채권이 증가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의 재무상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업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투자등급을 유지 중인 6개 중견 건설업체의 위험노출자산이 2010년 말 기준으로 2조6339억 원에 이르러 2009년 이후 2년 새 7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노출자산은 회수가 쉽지 않은 매출채권, 대여금, 미수금, 선급금 등을 뜻한다.

한신정평가는 워크아웃 그룹과 현재 투자등급 유지 그룹에서 규모와 사업구조가 비슷한 6개 기업을 각각 뽑아 비교한 결과 위험노출자산의 규모가 비슷했다고 밝혔다. 이는 건실해 보이는 중견 건설업체도 워크아웃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6개 중견 건설업체의 위험노출자산은 2006년 1조439억 원, 2007년 1조891억 원 수준이었으나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교 대상인 6개 워크아웃 건설업체의 위험노출자산은 지난해 말 2조9302억 원으로 1년 전 3조4428억 원에 비해 14.9% 줄었다.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위험노출자산에 대해 2006년부터 5년 동안 평균 34.2%의 손실률을 적용해 회계처리를 해왔다. 반면 중견 건설업체들은 위험자산의 13.5% 남짓만 손실로 계산했다. 6개 중견 건설업체가 워크아웃 업체와 같은 기준으로 손실을 계산하면 4181억 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0년 말 기준 214.1%에서 286.2%로 올라가고 자기자본 대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비율도 132.8%에서 177.5%로 상승한다.

김기필 한신정평가 연구원은 “중견 건설업체들이 위험자산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게 문제”라며 “위험자산 증가의 원인이 부동산 경기침체이므로 지금의 침체상태가 지속되면 위기에 빠질 건설사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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