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LCD 사업장 임직원 대상… 퇴직후 3년내 암 발병땐 치료비 지원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장에서 일하던 임직원이 퇴직한 후 3년 이내에 암에 걸리면 10년 동안 치료비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암 치료 도중에 사망하면 1억 원의 위로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직원들의 백혈병 발병이 근무환경과 연관관계가 없다’는 외부 컨설팅회사의 조사 결과를 밝히고, 이와 별도로 직원들의 건강증진 제도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퇴직 임직원의 암 치료 지원제도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록 근무 환경과 암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반도체와 LCD 관련 직원들은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고 있다”며 “암 투병 중인 직원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한 인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2000년 1월 1일 이후 퇴직한 삼성전자 반도체 LCD 임직원 중 △재직기간 1년 이상, 퇴직 후 3년 이내 암 발병자로서 △특수건강진단 이력이 있는 경우다. 특수건강진단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유해 화학물질, 가스, 금속 및 방사선, 자외선, 분진, 소음 등에 노출되는 일을 하는 근로자가 받는 건강진단이다. 지원대상이 되면 사내외 전문가들이 재직기간, 직무, 질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한다.

대상 질병은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다발성골수종, 상피암, 폐암, 악성중피종, 비강·후두암, 간암, 대장암, 피부암, 뇌종양, 방광암, 재생불량성 빈혈, 골수이형성증후군 등 14종이다.

치료비는 본인이 부담하는 부분에 대해 1억 원 한도에서 실비로 10년간 지급하고 이 기간에 사망하면 위로금 1억 원을 일시 지급한다. 퇴직 발병자는 내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전화와 우편, e메일 등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안내를 위한 대표전화(080-300-1436)도 운영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