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高高… 내집 찾아 신도시로 GoGo~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대기업 과장 한모 씨(36)는 요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아파트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이 전세금을 3000만 원이나 올려달라고 하자 차라리 서울 외곽으로 나가 아파트를 사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씨는 “일산에서는 지금 아파트 전세금 2억7000만 원으로도 더 넓은 집을 구입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학교를 옮겨야 하지만 일산의 교육여건과 주거환경이 좋아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금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한 씨처럼 ‘비싼 전셋집’에 사는 대신 수도권 신도시 등으로 눈을 돌려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최근 신분당선, 경의선, 제2자유로 개통 등으로 서울과 경기지역을 잇는 수도권 교통망이 대거 확충되면서 서울 외곽으로 이주하는 발길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 서울 전세 평균보다 싼 단지 많아

서울 전세금은 경기지역의 집값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랐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서울시내 평균 전세금은 3.3m²당 821만 원 수준. 강남, 서초구 등은 1000만 원을 넘어섰다.

반면 서울과 인접한 경기지역 역세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m²당 1000만 원 안팎. 수도권 아파트 중 매매가격이 서울 평균 전세금과 비슷하거나 낮은 곳은 전체의 16%인 약 112만3000채에 이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경기지역에 약 80만7000채, 인천에 약 30만4000채 있다는 뜻이다.

김은진 부동산1번지 팀장은 “요즘 수도권은 매매가 활발하지 않고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내놓는 사람이 많아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장”이라며 “급매물도 많이 나오고 있어 세입자들이 경기지역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기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경의선 중앙선 분당선 같은 수도권 전철 및 지하철 노선이 확장되고 제2자유로, 김포한강로 등의 도로가 개통되면서 경기 거주자들의 서울 출퇴근도 쉬워졌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새 집을 구할 때 출퇴근 거리 등을 따지다 보면 주로 지하철 노선을 따라가거나 교통여건이 개선된 곳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교통망이 뚫린 경기지역의 새 아파트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 3억 원, 입주 5년 이하 아파트 공략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려 내 집 마련에 나선다면 매매가 3억 원 이하에, 입주 5년 이하인 아파트를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서울 강북권 출퇴근자라면 지하철 1호선을 따라 경기 의정부를, 동대문 광진구 등 동북권 출퇴근자들은 남양주를 고려해보는 게 좋다. 2007년 입주한 의정부시 가능동 SK뷰는 60m²가 2억3500만 원, 지난해 들어선 남양주시 호평동 호평파라곤 59m²는 2억4950만 원대에 매매되고 있다.

마포, 서대문, 종로 등 도심 출퇴근자는 지하철 3호선과 자유로, 제2자유로 등을 이용하기 쉬운 일산, 고양, 파주 지역에 관심을 둘 만하다. 강서, 구로, 양천 등 서남권 지역으로의 이동이 많다면 인천과 부천을 비롯해 김포한강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진 김포시를 검토해볼 수 있다. 2009년 입주한 고양시 성사동 래미안휴레스트 60m²가 2억8500만 원, 2008년 완공된 인천 남구 주안동 주안더월드스테이트 60m²는 2억3750만 원에 살 수 있다.

강남 출퇴근자들은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용인 지역을 눈여겨볼 만하다. 신분당선과 분당선 연장선의 대표 수혜지역으로 강남 접근성이 좋다. 분당선 죽전역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죽전동부센트레빌은 60m²가 2억4000만 원, 84m²가 3억3500만 원으로 서울 강남권 전세금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로 꼽힌다.

다만 급매물을 고르더라도 지나친 저가 매물은 피하는 게 좋다. 이호연 부동산114 과장은 “지나친 저가매물이 나오는 단지는 주거환경이 떨어지고 아파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또 부동산경기가 풀리더라도 앞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려운 만큼 무리하게 대출해서 집을 사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