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락장에서 대형주를 많이 들고 있던 자문형 랩의 성과가 썩 좋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의 폭락장을 미처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대응이 일부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일 겁니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사진)은 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폭락장에서 직격탄을 맞았던 자문형 랩에 대해 “랩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대형주에 집중됐던 외국인투자가들의 투매로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워낙 컸던 측면이 있었다”며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여러 가지를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화두는 단연 자문형 랩이었다. 지난해 4월 말 1조569억 원에 불과했던 잔액이 올해 5월 말 9조1824억 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폭락장세가 연출되면서 자금 유입이 급격히 감소 추세로 돌아서면서 자문형 랩 자산규모가 16% 가까이 감소했다. 문 본부장 역시 “많이 환매가 됐으며 특히 4월 말 상투 시점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항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소수 주도주에 ‘다걸기’한 압축투자의 부작용이란 비판과 함께 자문형 랩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하지만 문 본부장은 “적립식 펀드 투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꾸준히 투자하면 증시를 훨씬 능가하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배우면서 성숙해졌다”며 “자문형 랩 역시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일 뿐이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 향후 성장 잠재력은 오히려 훨씬 크다”고 낙관했다. 은퇴 인구나 고액 금융자산가가 증가하는 시대 흐름상 결국 자문형 랩 같은 고수익 금융상품의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앞으로 자문형 랩 시장 규모가 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결국 문제는 소수의 성장형 주식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쏠림현상’이라고 문 본부장은 지적했다.
그는 “성장형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펀드 등 다양한 형태로 자산을 배분하는 자문형 랩이 나와 자산배분의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시 변동성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고령화사회 등 사회 환경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일정 수익을 지키는 한편 합리적으로 방어하는 ‘중위험 중수익’ 랩 상품들도 다양하게 나와야 한다”며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월지급식 랩’이나 절대수익 추구형인 ‘알파펀드 랩’ 등을 선보이며 균형 있는 랩 시장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