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 중인 ‘앱스토어’라는 무대에 SK텔레콤이 2009년 9월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모두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며 비웃었다. 심지어 회사 안에서도 사업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SK텔레콤이 시작한 ‘T스토어’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과 어깨를 겨누며 한국 대표 앱스토어로 성장했다.
T스토어는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가입자 920만 명, 누적 판매 건수 3억2000만 건, 등록 콘텐츠 17만 건을 돌파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SK텔레콤 스마트폰 가입자의 85%, 그 가운데 구글 안드로이드폰 이용자의 95%가 T스토어에 가입했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한 번도 안 내려받는 소수 이용자를 제외하면 누구나 다 T스토어를 쓴다는 얘기다. 통신사에 관계없이 쓸 수 있게 한 덕분에 KT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 고객도 30만 명을 넘었다. 이용자들은 월평균 10개의 콘텐츠를 내려받는다. 2009년 9월 한 달간 358만 원이던 거래액은 올해 8월에는 7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성공의 1등 공신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S의 공이 컸다. 이 모델이 히트를 치면서 T스토어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갤럭시S는 올 상반기(1∼6월)까지 국내서만 300만 대가 팔렸고 갤럭시S2는 출시 2개월 반 만에 200만 대가 팔렸다.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는 그대로 T스토어 사용량의 증가로 이어졌다.
애플, 구글과 달리 게임도 살 수 있는 게 T스토어의 장점이다. 이 때문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와 게임회사가 T스토어로 몰렸다. 한글 사용도 장점이다. 소비자와 개발자 모두 모든 안내와 의사소통이 한글로 이뤄지는 T스토어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T스토어가 여전히 ‘국내용’이라는 점은 문제다. 개발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면 세계 전역에서 판매된다. 반면 T스토어는 국내 시장만 겨냥한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플랫폼 부문이 분사되면서 T스토어로 글로벌 사업을 편다고 하는데 당장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 측도 T스토어 콘텐츠와 플랫폼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월 중국 최대 PC 메이커인 레노버 스마트폰에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T스토어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고 중국 포털 ‘텐센트QQ’에도 T스토어의 만화 콘텐츠를 공급한다. 4분기(10∼12월)에는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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