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장샤를 드 카스텔바작이 2009년 가을겨울 시즌에 개구리를 소재로 선보인 의상. 이 옷은 팝 가수 레이디 가가가 입어 화제가 됐다. PFIN 제공
국내 스포츠의류 전문업체인 EXR코리아가 프랑스 패션 브랜드인 장샤를 드 카스텔바작(JCDC)을 인수했다. EXR코리아는 13일(현지 시간) 프랑스에서 카스텔바작을 300만 유로(약 44억8000만 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EXR코리아는 이에 앞서 지난주 프랑스 법원에서 현재 법정관리 중인 카스텔바작의 인수를 승인 받았다.
1978년 설립된 카스텔바작은 모로코 출신의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장샤를 드 카스텔바작(62)이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브랜드다. 주로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각종 의류와 시계, 향수 등을 만들어 왔다. 특히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두터운 친분을 나눴던 카스텔바작은 자신의 브랜드 디자인에도 팝아트에서 영감을 얻은 이미지를 선보이며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2002년 프랑스 정부에서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기도 한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 티셔츠와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입어 인지도를 높인 개구리 장식의 옷 등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카스텔바작은 모(母)기업인 스웨덴의 ‘식스 스위디시 내셔널 연기금’이 올해 5월부터 자금 지원을 끊으면서 경영난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도 카스텔바작 측이 먼저 제의했다. EXR코리아는 올해 1월 일본 이토추상사가 갖고 있던 한국과 일본의 카스텔바작 상표권 가운데 한국의 상표권을 인수했다. 이때 카스텔바작 측이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상표권에 대한 인수를 EXR코리아에 제안한 것.
최근 국내 기업들의 유럽 럭셔리 브랜드 인수가 잇따르고 있다. 7월 이랜드그룹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만다리나덕을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아모레퍼시픽이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 구탈을 인수했다. EXR코리아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유럽 명품업체가 당장은 어려워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인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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