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맏형’ 둔 건설사 잘나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신세계-CJ-이랜드건설… 그룹공사 늘며 매출 급성장

국내 중소건설사들이 장기 불황으로 시름하는 가운데 유통그룹 계열의 건설사가 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약진하고 있다.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일반 건설사와 달리 이들 건설사는 그룹공사 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복합쇼핑몰 개발, 물류회사 인수, 초대형 테마파크 신설 같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어 계열 건설사들은 이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곳이 신세계그룹의 이마트, 백화점 등 유통판매 및 물류시설 공사를 전담하는 신세계건설. 2000년대 들어 이마트가 빠른 속도로 점포를 확장하면서 신세계건설도 2001년 2900억 원대였던 매출이 2006년 5800억 원으로 뛰며 급성장했다.

올해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신축, 서울웨스틴조선호텔 리모델링, 이마트 개·보수 공사가 꾸준히 발주되면서 상반기 매출(2629억 원)과 영업이익(127억 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 25% 늘었다. 상반기 매출에서 그룹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2%로 2009년 59%, 지난해 66%에 이어 해마다 늘고 있다.

CJ㈜가 지분의 99.9%를 갖고 있는 CJ건설도 CJ제일제당, CJ CGV, CJ오쇼핑 등 60개가 넘는 국내 계열사의 오피스빌딩과 연구소, 제약공장, 물류시설 등을 건설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올 상반기에 거둔 매출액 960억 원 가운데 57%가 그룹공사다. 이랜드그룹의 이랜드건설도 계열사인 뉴코아, 엔씨백화점, 킴스클럽, 켄싱턴리조트 등의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를 전담하며 매년 매출의 70∼80%를 그룹공사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그룹의 ‘맏형’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유통계열 건설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내년부터 프리미엄 아웃렛과 대규모 복합유통시설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며 2015년까지 약 8000억 원을 투자해 경기 하남시에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세우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복합유통시설은 많게는 3000억 원 이상의 공사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신세계건설의 수주액은 꾸준히 늘 것”이라며 “그룹 개발계획에 따라 신세계건설이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CJ건설도 CJ가 물류업계 1위인 대한통운 인수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물류센터 및 공장용지 건설 등의 신규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랜드건설도 이랜드그룹이 레저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하고 2015년까지 놀이동산과 쇼핑몰, 리조트가 결합된 330만 m²(약 100만 평) 규모의 초대형 테마파크를 짓기로 하면서 이를 맡아 덩치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국내 중소건설사들이 공공 공사 발주 감소, 민간 건설시장 침체로 신규 수주가 줄어드는 것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룹공사는 수주 시점과 착공 시점의 시차가 크지 않고 외부 공사보다 매출 회전율이 빨라 안정적으로 실적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영 CJ건설 경영관리팀장은 “그룹공사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매출과 이익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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