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 A to Z]<2> 토지 매입 때 고려사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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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도로 접한 사업지 용적률 10~20% 더 늘어나

Q. 50대 주부입니다. 9억 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는데 서울 강남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눈여겨본 곳이 있습니다. 금액은 12억 원대이고, 면적은 165m² 정도입니다. 이 토지를 매입해도 괜찮을까요.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서 땅값은 사업비의 60∼70%에 달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고 토지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서초구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외부 전경. 수목건축 제공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서 땅값은 사업비의 60∼70%에 달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고 토지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서초구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외부 전경. 수목건축 제공
A. 일반적인 부동산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의 수익성도 얼마나 싼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은 대부분 도심의 요지에 짓는 사례가 많아 땅값이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안팎으로 비교적 높다. 땅값을 줄이는 만큼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벌인 박모 씨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박 씨는 대지 132m²를 6억 원에 매입했다. 지하철 역세권은 아니지만 강남지역인 데다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편리한 위치여서 직장인 수요가 많은 곳이었다. 건설공사비 4억 원을 포함해 투자한 총사업비는 모두 10억 원. 이 가운데 3억5000만 원은 연리 5% 조건으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 건물은 지상 4층에 주택 7채를 넣었다. 현재 박 씨는 매월 500만 원가량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임대보증금 1억1000만 원을 포함해 연 수익률은 7.9% 정도다. 서울 강남지역 도시형생활주택 임대사업의 평균수익률(6∼7%)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다음의 몇 가지를 꼼꼼히 따져봤다. 우선 해당 토지의 법정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총면적 비율)이었다. 용적률에 따라 지을 수 있는 건물의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해당 토지의 법정용적률은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seoul.go.kr)에서 볼 수 있다. 법정용적률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라면 150%, 제2종은 200%, 제3종은 250%이다.

발코니 확장 면적과 지하층 면적 등을 포함하는 ‘사업용적률’도 검토했다. 이는 도로 위치나 일조권 등에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사업 대상 토지와 접한 도로가 북쪽에 있으면 일조를 위한 높이제한(일조사선제한)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그만큼 사업용적률은 늘어나게 되는데 법정용적률보다 많게는 10∼20%가 늘어나기도 한다. 해당 지역의 유동인구 특성 등 수요자에 대한 사전 분석도 했다. 학생이 살지, 직장인이 살지에 따라 주택 크기와 적정 임대료 수준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의뢰인이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강남지역 대지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법정용적률은 200%다. 토지 위치를 고려한 사업용적률은 221%까지 가능하다. 주택을 12채까지 넣어 짓는다면 토지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땅값 12억 원에 예상 공사비 5억 원을 더하면 사업비는 모두 17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의뢰인이 보유한 자본이 9억 원이므로 8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필요한 셈이다. 땅값의 60%인 7억2000만 원은 대출받고, 나머지는 임대 보증금을 받아 사업비를 충당하면 좋다. 12채로 계획해 평균 임대료를 90만 원씩 책정한다면 월 1080만 원의 임대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기대수익률은 7% 정도다. 강남지역에서 평균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므로 나쁘지 않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전문가 조언 ▼

사업 경험이 없는 예비 건축주가 처음 토지를 매입할 때는 매입하고자 하는 토지의 입지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전문가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말만 믿고 쉽게 토지를 매입하는데 이 경우 법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기대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받는 등 낭패를 보기 쉽다. 특히 서울은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발코니, 지하층을 포함한 사업용적률은 사업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좋은 땅을 찾으려면 지속적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팔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사업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현재 자금상황에 맞춰 사업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또 해당 토지에서 주택 건축 시 민원발생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민원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거나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서용식 수목건축 사장

③회에는 도심지 자투리 땅을 이용해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추진할 때 검토해야 할 사항을 집중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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