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오르는 전세금 때문에 이제 신혼 새집 장만은커녕 전셋집 하나 구하기도 쉽지 않다.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기존 전세계약자들도 ‘억’ 단위로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더구나 최근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세자금 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도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은 무리하게 줄이지 않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세자금이 필요하다면 우선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본 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상품을 챙겨 보는 편이 유리하다.
○ 주택기금 대출금리는 연 2∼4%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하는 전세대출 상품은 금리가 낮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다. 9월부터 대출 한도와 상환 기간이 늘어나는 등 기준이 다소 완화된 점도 도움이 된다. 현재 농협과 기업, 신한, 우리, 하나은행에서 취급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과 ‘저소득 전세자금대출’ 2가지가 있다.
‘근로자·서민 전세자금대출’은 연소득 3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전셋집을 구할 때 이용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라도 연소득은 합산하지 않고 대출자 개인 소득만을 기준으로 한다. 특히 결혼한 지 5년이 안 됐거나 곧 결혼을 앞뒀다면 연소득 3500만 원까지도 대출이 가능하다. 예비 신혼부부는 예식장 계약서 등을 제출한 뒤 2개월 안으로 혼인신고를 한 주민등록등본을 은행에 내면 된다.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1∼2% 낮은 연 4%이며 전세금의 70% 내에서 최대 8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소득이 더 적은 사람들은 ‘저소득 전세자금대출’을 노려볼 만하다. 가구소득이 월 최저생계비(4인 가구 기준 143만9000원)의 2배가 넘지 않는 무주택자이면서 시군구청장의 추천을 받으면 대출받을 수 있다. 단, 전세금이 지역별로 수도권 과밀억제지역은 1억 원, 수도권과 광역시는 60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금은 전세보증금 한도의 70% 이내다. 금리는 연 2%로 매우 낮은 편이며 15년 동안 나눠서 갚으면 된다.
○ 시중은행 상품은 반전세도 가능
국민주택기금 대출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전세자금대출로 눈을 돌리면 된다.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5∼7% 선이며 한국주택금융공사나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를 담보로 한다. 보증은 고객이 직접 보증회사에 가지 않고도 은행에서 처리해주지만 연 0.2∼0.6%의 보증료는 내야 한다.
신한은행의 ‘신한주택전세자금대출’은 대상을 아파트로 제한하지 않고 빌라, 다세대 등 모든 주택을 취급한다. 또 최근 늘어나는 반전세 계약자도 대출받을 수 있으며 만 20세 이상인 가구주와 가족, 혼자 사는 단독 가구주에게도 돈을 빌려준다. 한도는 전세금의 80% 이내이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 발급 금액 내에서 최대 1억6600만 원까지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은행재원 협약보증 주택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대출에 앞서 우선 전세금의 5% 이상을 계약금으로 내고 임대차계약을 해야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새 전세 계약은 물론이고 재계약을 해도 대출해준다. 대출금액은 전세금의 80% 이내로 최대 1억5000만 원까지 가능하며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연 4.66∼6.0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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