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채무 위기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은행들이 새로운 ‘돈줄’로 아시아와 중동의 자금을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는 최근 카타르와 아부다비로부터 20억 유로(약 4조 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FT는 BNP 경영진이 아직은 보유 현금과 유동성이 위기 상황에 이르지 않았지만 지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중순 무디스가 신용 등급을 강등했던 프랑스의 2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의 직원들도 홍콩에서 에너지기업 등 장기 기업고객을 상대로 상당한 예금을 끌어 모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전했다. 한 이탈리아 은행의 홍콩지점 관계자도 “회사 지시는 당장 나가서 현금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라는 것이며 아시아에서 자금을 많이 끌어오는 직원들은 칭찬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홀딩스는 최근 영국 소매은행인 로이즈뱅킹그룹 등 유럽 은행들과 아시아지역 투자자 124명이 만날 수 있도록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노무라홀딩스 관계자는 “유럽 은행 대부분이 아시아지역의 부자 기업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은행들은 그동안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로부터 단기자금을 주로 조달해 왔다. 그러나 유럽 채무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미국 MMF는 올봄 이후 유럽 채권 비중을 20%까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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