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실린 한국IBM의 신입사원 채용공고에 적힌 문구다. 게이와 레즈비언,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적(性的) 소수자’에게 입사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성적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채용원칙을 밝히는 기업은 많았지만 한국IBM처럼 이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가산점을 주겠다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이는 글로벌 기업인 IBM 내에서도 첫 시도다. 미국의 IBM 본사나 다른 지역 지사에서도 한국IBM처럼 가산점을 주는 곳은 없다. 해외에선 사회적으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하는 게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가산점을 줬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입사지원 서류 양식에 성적 소수자임을 표시하는 난을 따로 만들진 않았지만 지원 과정에서 e메일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면 가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제도를 마련한 계기에 대해 “조직 구성원이 다양해질수록 생산성이 더 높게 나오기 마련”이라며 “성적 소수자 외에도 직원을 채용할 때 늘 다양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IBM의 채용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실용적인 이유도 한몫했다. 입사한 성적 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데 시간을 쏟으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IBM 글로벌 사례를 봤을 때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힐수록 업무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한국IBM 관계자는 “사실 성적 소수자 가운데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재가 통계적으로 더 많다는 것도 고려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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