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가 몰고 온 ‘손안의 PC방’… 스타크도 즐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9일 03시 00분


■ SK텔레콤, 4G LTE 서비스 개시

《 ‘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4세대(4G) 서비스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28일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7월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에 꽂아 인터넷에 접속해 쓰는 LTE용 모뎀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 LTE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LTE는 현재 대부분의 휴대전화 사용자가 쓰고 있는 3세대(3G)에 비해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차세대 통신망이다. 그 덕분에 3G에선 꿈도 꿀 수 없었던 대용량 고화질(HD) 영화를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인기 온라인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LTE 요금제가 3G 요금제보다 비싸게 책정돼 LTE 대중화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 LTE, 스마트혁명 2.0 연다

SK텔레콤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LTE 스마트폰인 ‘갤럭시S2 LTE’와 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여러 명이 접속해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멀티 네트워크 게임인 ‘던전 디펜더스’를 갤럭시S2 LTE에서 시연했다. 게임 캐릭터가 장애물을 피하고, 불을 뿜어내는 모습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스마트폰이 LTE를 만나서 ‘손안의 PC방’으로 변신한 셈이다.

3G에서는 느린 속도 탓에 상대방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 영상통화도 LTE로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초당 화면 전송속도가 3G의 8배에 달해 상대방이 눈을 깜빡이는 모습까지 선명하게 포착됐다.

PC에서 보던 영화를 인터넷 공간에 저장했다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스마트폰으로 꺼내 볼 수 있는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이 모든 게 LTE의 빠른 속도가 몰고 온 ‘스마트 혁명 2.0’인 셈이다.

○ 올해 말까지 LTE 스마트폰 7종

28일 현재 구매할 수 있는 LTE 단말기는 SK텔레콤 전용 ‘갤럭시S2 LTE’뿐이다. 연내까지 6종의 스마트폰이 더 나온다. 당장 HTC의 스마트폰이 이달 중에 나오고 10월에는 LG전자와 팬택이 제품을 내놓는다. 스마트폰 외에도 8.9인치 삼성전자 LTE 태블릿PC 1종도 선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미 선보였던 모뎀 2종을 포함해 총 10종의 기기가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셈이다.

현재 3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LTE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할 때 통신사가 주는 혜택은 없다. 갤럭시S2 LTE는 ‘62 요금제’로 2년 약정을 하고 사면 29만 원이다. 또 LTE 스마트폰을 가진 고객이 추가로 LTE 태블릿PC를 사면 10만 원을 깎아준다.

○ LTE 요금 효용성 논란

LTE 요금이 비싸서 실제 사용하는 데 소비자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LTE52’ 요금제(월 5만2000원/음성 250분/데이터 1.2GB)와 3G에서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인 ‘올인원 54’(5만4000원/음성 300분/데이터 무제한)를 비교하면 문자 제공 건수는 250건으로 동일하지만 음성통화료는 LTE가 7000원가량 비싸다.

또 ‘올인원 54’의 분당 음성통화 요금은 180원인데 이를 ‘LTE52’가 제공하는 음성통화량으로 환산하면 4만5000원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은 LTE52의 기본 사용료를 이보다 7000원 비싼 5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LTE52에서 쓸 수 있는 데이터가 1.2GB밖에 안 되는 등 데이터 양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시간 분량의 고화질(HD) 동영상이 2기가바이트(GB) 수준임을 고려할 때 영화 한 편도 못 볼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측은 이에 대해 “이용자들이 3G 환경에서 쓰는 평균 데이터양을 감안하면 이 정도면 충분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의 한 전문가는 “LTE 시대가 되면 데이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웹 서핑과 e메일 확인 등 기본 기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LTE 안심 옵션’에 가입하는 데 월 9000원을 부담하는 것도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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