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랜차이즈 안경점 “레드오션 시장을 뚫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9일 03시 00분


매장내 카페에 클럽데이까지… 소형 안경점은 울상

매년 평균 204곳. 2000년 이후 해마다 늘어난 안경점 수다. 이 덕분에 안경점은 동네 곳곳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그러니 안경점 시장은 수많은 군소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 된 지 오래다.

대한안경사협회에 따르면 2002년 6996곳이던 전국 안경점은 지난해 8630곳으로 1500곳 이상 늘었다. 안경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이유는 ‘안경은 높은 마진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란 인식 속에서 신도시 등 새로운 상권에 우후죽순처럼 점포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학에 안경 관련 학과가 늘면서 안경점을 차릴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안경사가 연간 1000명씩 배출되는 것도 한몫을 했다.

최근 안경점업계가 대형 프랜차이즈 안경점을 중심으로 생존을 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매장에 서비스룸을 만들고 이벤트 행사를 여는 등 고객 마음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 차별화로 뚫는 레드오션

안경체인점 룩옵티컬은 3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내면서 기존 안경점과 달리 ‘패션 매장’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전경을 패션 브랜드 매장처럼 바꾸고 매장 안에는 커피숍을 마련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신경을 썼다. 매주 토요일 매장 앞 공연장에서 각종 음악회나 댄스공연 등을 열고 분기마다 매장 안에서 DJ 공연, 인디밴드 연주 등을 즐길 수 있는 ‘클럽 데이’도 개최했다. 여기에 페라가모, 마크제이콥스, 질샌더 등 명품 브랜드 안경 라인업을 늘려 고급화도 꾀했다.

이런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5700만 원에 불과했던 룩옵티컬 신촌점의 월매출은 지난달 2억5000만 원을 넘기며 4배 이상으로 늘었다. 룩옵티컬 관계자는 “다음 달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VIP 고객을 위한 복합 문화매장을 열 것”이라며 “명품 안경은 물론이고 패션 아이템도 늘려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130여 곳의 안경점을 운영하는 다비치안경체인도 매장에 ‘카페 앤드 카페’를 마련했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요트를 타며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는 ‘다비치 마린 요트 승선’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안경나라, 씨채널 등을 운영하고 있는 토마토디앤씨는 매장에 와이파이존을 설치해 고객이 안경을 맞추는 동안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별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 대형업체 공격 마케팅에…

이들 대형업체의 변신을 바라보는 소형 안경점들은 표정이 어둡다. 대기업슈퍼마켓(SSM)의 무차별 진출에 동네 슈퍼가 몸살을 앓는 것과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2조 원 규모의 안경시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몇몇 대형 안경점을 빼고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여기에 전국에 650여 곳의 매장을 갖고 있는 토마토디앤씨는 물론이고 1년 만에 50곳의 매장을 확장한 룩옵티컬 등 대형업체들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는 점도 중소 업체들의 걱정거리다. 한 소매 안경업체 관계자는 “자금력을 갖춘 회사가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직접 소매 안경점을 운영하며 전국 중심 상권에 수백 평 규모의 직영매장을 내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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