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주식 2900억 어치 전격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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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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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주 시간외거래로… 금융권 대출금 상환용인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30일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SK C&C 주식 200만 주(4%)를 전격 매각했다. 최 회장이 주식을 매도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지분 일부를 판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증권업계와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SK C&C 보유 지분 44.5% 중 4%를 하나은행에 매각했다. SK그룹 측은 “전날 종가(15만6500원)보다 10% 할인된 가격에 매각했기 때문에 매각가격은 29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매각으로 이날 SK C&C는 전날보다 1만1500원(7.35%) 급락한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 측은 “최 회장의 개인적인 사안이라 자세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부친인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따른 상속세 때문에 차입을 많이 한 데다 ‘소버린 사태’ 때 경영권 방어를 위해 외부 자금을 끌어다 쓰는 등 부채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개인적인 선물 투자로 1000억 원대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SK C&C 보통주 401만696주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에서 2000억 원 남짓을 빌린 적이 있다. 올해 6월과 8월에도 각각 45만 주와 85만 주를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에서 최대 83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SK그룹은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투자자 관계에 있어 하나은행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매입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 C&C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그룹 경영권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최 회장의 SK C&C 지분은 44.5%에서 40.5%로 떨어졌지만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씨의 지분 10.5%를 합치면 51.0%여서 경영권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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