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무역수지가 14억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2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폭이 68% 감소한 데다 수입이 사상 최대치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식경제부는 2일 “9월 수출은 471억1800만 달러, 수입은 456억8300만 달러로 14억3500만 달러(약 1조6800억 원)의 흑자를 나타냈다”며 “유럽 경제의 위기 확산,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에도 주요 수출품목의 성장세로 무역 흑자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9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8월(4억79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약 9억 달러가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4억1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29억7500만 달러가량(68%) 줄었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값이 오르면서 9월 수입액(456억8300만 달러)은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56.8%) 자동차(40.0%) 철강(39.6%) 등은 지난해 9월보다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반도체(―4.2%) 액정디바이스(―5.1%) 무선통신기기(―7.5%) 선박(―32.7%) 등은 감소했다. 지경부 측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발주량이 급감한 2009년도 선박 물량이 최근 각국의 선주들에게 인도되면서 평소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15.9%) 유럽연합(11.2%) 등 선진국의 수출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중국(20.5%) 아세안(43.2%) 등 신흥국은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최근 선진국 중심의 경제위기가 한국의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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