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월 증시 ‘요일의 법칙’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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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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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금요일 ‘곤두박질’… 화요일 ‘반짝 상승’

“일요일 밤만 되면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증권사에 근무하는 김모 씨(33)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사무실에 나와 자리를 지키며 주말 동안의 글로벌 경제뉴스를 정리한다. 9월 마지막 주 1,650 선까지 주저앉는 등 8월 이후 코스피의 약세도 문제지만 특히 월요일마다 코스피가 크게 출렁이면서 휴일이지만 사무실에 나오는 횟수가 늘어났다. 김 씨는 “월요일이면 미국과 유럽 증시 하락 등 주말 동안의 우울한 뉴스가 한꺼번에 반영돼 하락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자주 있다 보니 일요일부터 긴장된다”며 “개천절 휴장 직후인 4일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주말 울렁증’에 걸렸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과 주말 직후인 월요일에 유독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뒤 첫 거래일인 8월 8일부터 9월 30일까지 8주간 코스피의 요일별 평균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월요일과 금요일엔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반면 화요일엔 상승세를 보였다.

8월 8일 이후 광복절과 추석 연휴를 제외한 6차례의 월요일 중 주가가 하락한 날은 5차례. 8월 5일(현지 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기습적으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첫 거래일인 8일에 전날보다 3.82%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8월 22일(―1.96%), 9월 5일(―4.39%), 19일(―1.04%), 26일(―2.64%) 등 계속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8월 29일 하루만 코스피가 앞서 이틀 연속 상승한 데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21% 상승 마감한 덕에 겨우 하락을 면했다. 월요일의 평균 등락률은 ―1.84%나 됐다.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금요일도 평균 하락률이 ―1.41%로, ‘검은 금요일’의 공포를 확인시켰다. 8차례의 금요일 중 5차례 주가가 떨어져 하락 확률 자체는 월요일보다 낮았지만 하락폭은 더 컸다. 8월 이후 폭락장에서 8월 19일(―6.22%), 9월 23일(―5.73%)처럼 엄청나게 추락해 투자자를 공포에 몰아넣은 날이 모두 금요일이었다.

반면 월요일의 낙폭이 컸던 탓인지 화요일은 평균 1.53% 상승했다. 상승 확률도 커 7번 중 2번의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수요일과 목요일은 약보합세로 각각 평균 등락률이 0.26%, 0.18%를 나타냈다. 최근 코스피시장에서는 월요일에 사서 목요일에 파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전략이었던 셈이다.

코스피의 주말 울렁증에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등 글로벌 경제 이벤트가 주말에 집중됐던 영향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코스피를 지배하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이 같은 ‘주말 울렁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요일에는 주말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피하려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고 월요일에는 주말 내내 국내외 경제뉴스에 불안감을 키운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 하락세를 연출한다는 것.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주말을 앞두고는 일단 보유주식을 청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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